"제발 산 사람부터 이송" 있었는데…복지장관 "몰랐다"

김지현 기자 2022. 11. 1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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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당시 생존자부터 이송하자는 현장 구조인력의 요청이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 "당시는 몰랐다"고 밝혔다.

재난 상황에서 긴급구조지원을 총괄하는 복지장관이 현장에 있었음에도 환자 이송 관련 혼선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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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유령 장관" 질타에 "현장 통제단장은 소방서장"
구조인력 대화방에 장관 브리핑 사진 올라오기도
복지부 직원 동원 불만에 "코로나 대응 등 누적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에 방문, 이태원역 앞에 마련된 ‘현장응급의료소’를 찾아 환자의 중증도 분류, 이송병원 선정 및 환자 이송 등 현장응급의료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2.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당시 생존자부터 이송하자는 현장 구조인력의 요청이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 "당시는 몰랐다"고 밝혔다. 재난 상황에서 긴급구조지원을 총괄하는 복지장관이 현장에 있었음에도 환자 이송 관련 혼선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10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시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은 사망자 이송이 아니라 제발 산 사람부터 이송하자고 호소하고 있었다. 그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나"라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참사 당일 구조활동 관계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 '모바일 상황실'에서는 환자 이송기준 정리 및 수용 가부 판단을 요청하는 다급한 메시지가 계속 올라왔다.

조 장관은 참사 발생 3시간여 만인 새벽 1시30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런 상황을 몰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그 당시에는 제가 모바일 상황판에 들어가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몰랐고 제가 또 별도로 보고받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유령장관 아니냐. 당시에 그런 상황을 인지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소방청장에게 전화해서 협조 요청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질타하자, 조 장관은 "재난 현장의 통제단장은 소방서장"이라며 "그분이 지시를 하고 있는데 별도로 또 지시를 하면 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현장에서의 대응 중심기관은 소방청, 소방서 등 긴급구조기관으로 나와 있고, 복지부는 긴급구조지원기관으로서 재난대응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모바일 상황실에서는 구조인력들이 "망자 지금 이송하지 마세요", "응급환자 포함 살아있는 40여명 먼저 이송합니다", "산 사람부터 병원 보냅시다 제발" 등 상황을 전하는 가운데 1시48분께 "복지부 장관님 나오셔서 현상황 브리핑 받고 계십니다"라는 보고가 올라왔다. 산 사람부터 이송하자는 요청이 나온 지 불과 1분 뒤의 일이다.

조 장관은 이와 관련, "현장 응급의료소 입구에 상황판이 있었는데 나오면서 옆에 소방관이 계셔서 몇 마디 물어본 거지 저를 위해서 브리핑판이 설치되고 새로 한 거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급박하게 환자 정보 공유가 이뤄져야 하는데 장관님 행태에 대해서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게 도움이 되는 건가 아니면 차라리 없는 게 도움이 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서울=뉴시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10·29 참사 당시 모바일 상황실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2022.11.10. (사진=신현영 의원실 제공)

그러자 조 장관은 "모바일 상황판에 올릴 사진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 올렸다"라고 말했다.

복지부 내에서는 이태원 참사, 차세대 시스템 오류 등 현안 대응에 직원들을 동원한 것을 두고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내부 게시판에 실명으로 비판 글이 올라온 데 이어 조 장관이 격려 차원에서 나눠준 기프트카드 반납 움직임마저 거론된 사실이 전날 한 언론에 포착돼 보도됐다.

조 장관은 "장관에 대한 불신이나 리더십 문제가 아니냐"는 신 의원의 지적에 "세월호 사건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많은 업무가 누적돼 직원들이 힘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단 대상 백브리핑에서 "비단 이태원 사고 수습 때문만이 아니라 지난 3년 간 코로나19 대응, 차세대 시스템 안정화 등 누적됐다"며 "장관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했기 때문에 구체적 방안이 모색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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