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밀려온다③] 바다 막는 거대 성벽, '자이언트 씨 월' 건설

김민욱 2022. 11. 1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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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년에 평균 10센티미터씩,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거대 도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차오르는 바닷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해안에 성벽을 쌓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에 더해 자카르타 앞바다에 '그레이트 씨 월', 거대한 바다벽을 쌓고 있고, 수도를 옮길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과연 이 성벽이 가라앉는 거대 도시를 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성벽은 자카르타에만 필요한 걸까요?

기후변화 연속기획 '물이 밀려온다', 자카르타에서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안을 따라서 길고 또 높은 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도둑이나 적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물을 막기 위한 벽입니다.

그 벽 너머에는 작은 사원 하나가 물에 잠긴 채 버려졌습니다.

자카르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자카르타 무아라 바루 지역에 있는 이 사원의 이름은 '왈 아두나'입니다.

이미 여러 해 전에 바닷물 속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 지구적인 해수면 상승과 관련해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됐습니다.

해마다 우기만 되면 침수 피해가 반복됐던 자카르타 북동부의 카말 무아라 지역.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작은 어촌마을에도 올해 거대한 벽이 놓였습니다.

원래 있던 낮은 둑을 바닷물이 계속해서 타 넘자 그 앞에 더 높은 다른 둑을 세운 겁니다.

[헤루 / 주민] "전에는 물이 넘치면 허리까지 차올랐는데, 이렇게 벽을 쌓고 난 뒤에는 괜찮아졌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자카르타 앞바다에 '자이언트 씨 월', 거대 바다 벽도 건설하는 한편, 2019년에는 아예 수도 이전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하지만 만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큰 피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러 섬 중 수백 개는 바다 아래로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인도네시아 침략 당시 유적들이 남아있는 온러스트 섬.

'천 개의 섬'으로 불리우는 자카르타 앞바다의 여러 섬 중 하나인데 제방과 파도의 힘을 줄이기 위한 구조물들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오늘은 파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날인데도 불구하고 바닷물이 둑 위를 넘고 있습니다.

이 아래쪽도 침식이 이뤄져서 둑 안쪽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해안 산책로와 유적지 건물 일부분까지 손상됐습니다.

자카르타가 이렇게 가라앉는 첫 번째 이유는 해수면 상승입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 북부는 세계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바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그 피해는 적도 부근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데, 지구의 자전운동과 높은 기온에 의한 물의 부피 팽창 때문입니다.

자카르타에서 더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과도한 지하수 사용입니다.

[에드빈 알드리안 / 국립인도네시아대 교수·유엔 IPCC 제1실무그룹 부의장] "사람들이 지하에서 물을 퍼올리고 있습니다. 지하수를 사용하면 도시 지반은 내려앉습니다."

지반 침하 속도는 해수면 상승보다도 빠릅니다.

[박한산 / 한국-인도네시아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장] "특히 자카르타의 일부 지역 같은 경우에는 (지반 침하가) 연 20센티미터가 넘어가는 지역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에 의해 높아지는 파도 또 해안가의 퇴적물을 잡아주던 맹그로브 숲이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결국 자카르타를 가라앉히고 있는 것은 인간입니다.

[박한산 / 한국-인도네시아 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장] "해안 지역의 변화 또 이런 (인간의) 활동들이 크지 않은 숫자의 해수면 상승이더라도 충분히 해안 지역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유엔 기후변화보고서는 오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1m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 수치가 과소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해발 고도 1미터 이내의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1억 5천 명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전 세계 바닷가를 성벽으로 방어할 수 있을까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바닷물이 차오르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유일하고 현실적인 대책입니다.

[에드빈 알드리안 / 국립인도네시아대 교수·IPCC 제1실무그룹 부의장] "탄소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탄소 사용을 줄일 것입니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영상편집 : 남은주 영상출처 : 유튜브 Kawal Demokrasi, 유튜브 jmlhope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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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남은주 / 영상출처 : 유튜브 Kawal Demokrasi, 유튜브 jmlhopetech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25764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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