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재난문자 발송 요청 78분간 묵살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구윤모 2022. 11. 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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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서울 용산구청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재난문자 발송 요구에도 78분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긴급재난문자 운영 지침'에 따르면 용산구 관내 재난은 용산구에서 문자 발송을 하게 돼 있다"며 "서울시 등 시·도지사는 2개 이상 자치구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서 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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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市 밤10시53분 상황 인지
“구청 담당자 수차례 전화 안 받아”
결국 자정 넘어서야 문자 발송돼
일각 “연락만 한 행안부·市도 책임”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서울 용산구청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재난문자 발송 요구에도 78분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명피해가 급증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행안부와 서울시 역시 용산구만 바라보는 형식적인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53분 행안부에서 NDMS(국가재난관리시스템)를 통해 ‘재난문자방송 송출(필요시)’이라는 상황전파메시지(상황전파시스템)를 수신했다. NDMS는 재난유형별 시스템, 상황전파시스템 등 25개의 시스템으로 구성·연계돼 중앙부처, 시도·시군구, 공사·공단 등 재난관리책임기관 재난 업무담당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10월 30일 오후 11시13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추정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사진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의 모습. 뉴스1
시는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긴급재난문자 운영 지침’에 따르면 용산구 관내 재난은 용산구에서 문자 발송을 하게 돼 있다”며 “서울시 등 시·도지사는 2개 이상 자치구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서 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난문자 송출주체인 용산구에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며 “11시27분에 용산구 재난문자 담당자와 전화 연결이 돼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했으나, 재난문자 발송이 되지 않아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시에서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행안부에서도 용산구에 11시38분 유선으로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산구는 참사 당일 자정을 넘긴 다음 날 0시11분에야 첫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는 이보다 15분 앞선 당일 오후 11시56분에 재난문자를 보냈다. 용산구 관계자는 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진 경위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대책본부 회의 주요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일각에서는 급박한 상황임에도, 행안부와 서울시가 용산구에만 책임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 본부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행안부가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의에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을 잘 아는 기관이 가장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용산구는 온라인 주민소통 창구에서도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용산구는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에 올라온 구민들의 질타 글에 참사 10일이 흐른 지난 8일에서야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사항은 공식적으로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답변을 드리지 못함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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