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볼보 ‘EX90’ 공개 현장…첨단 기술과 전동화에 담은 미래 청사진
[IT동아 스톡홀름(스웨덴)=김동진 기자] "자동차의 핵심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고 있습니다. 볼보 EX90에 담은 첨단 기술로 ‘충돌 제로’에 도전, 운전자 안전을 확보하겠습니다."
짐 로완(Jim Rowan) 볼보자동차 CEO의 말이다. 볼보는 9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쿵스트래고덴(왕의 정원)에서 순수 전기 7인승 SUV, 볼보 EX90을 최초 공개했다. 이날 볼보는 운전자 안전을 지킬 ‘첨단 기술 확보’와 ‘2030년까지 모든 라인업 전동화’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볼보가 이날 공개한 EX90은 볼보 전동화 여정의 선봉장 격인 모델이다. 이 차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최대 600km다.
짐 로완 볼보 CEO는 “자사는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자동차 생산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운전자 안전을 담보할 자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라며 “볼보 EX90에는 안전을 위한 각종 첨단 기술이 차량 내·외부에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바퀴 달린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의 시작점이 볼보 EX90인 셈이다.
라이다(LiDAR) 기본 탑재, 고성능 코어 컴퓨터 연동으로 탑승자 보호
볼보는 EX90을 공개하며, 향후 자동차 경쟁 구도를 가를 핵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라이다(LiDAR)를 기반으로 운전자 안전을 지킬 기술력에서 나온다.
라이다는 빛 탐지 및 거리 측정(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차량의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스캔 레이저의 빛을 발사해 그 빛이 물체와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감지한다. 이후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자율주행 수준이 높아질수록, 주변 사물과 사람을 인식하는 센서(카메라, 라이다 등) 탑재 수도 늘어난다.
볼보 EX90에는 8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6개의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 등 최첨단 센서 세트가 차량 내·외부에 탑재됐다. 이 중 2개의 카메라는 실내에서 운전자 시선과 자세를 체크하는 역할을 한다. 운전자의 시선 집중도를 측정해 주의산만이나 음주 여부 등을 분석,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에 이르는 사고를 미리 막도록 경고하는 방식이다. 경고 후에도 반응이 없으면 도로 옆에 차를 스스로 정차시키고, 비상등을 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다.
볼보 EX90에 탑재된 카메라와 라이다 등 센서 세트는 고성능 코어 컴퓨터와 연동, 360도로 차를 모니터링하며 탑승자를 보호한다.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 ‘박차’
볼보는 기술 기업 여러 곳과 협업해 자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을 꾀했다.
볼보는 라이다 기술을 EX90에 적용하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 기업, 루미나(Luminar) 테크놀로지와 협력했다. 두 기업은 2018년 LA 오토쇼에서 라이더를 탑재한 콘셉트 카 ‘볼보 360c’를 선보인 바 있다.
볼보는 자체 연구를 통해 라이더를 활용할 경우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최대 20% 줄일 수 있고, 전반적인 충돌 회피는 최대 9%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짐 로완 볼보 CEO는 “심각한 사고는 밤에 일어날 확률이 높다. 사물이 잘 보이지 않거나,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이기 때문”이라며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야 확보와 미처 보지 못한 주변의 사물을 차가 스스로 감지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로에 있는 물체의 크기와 모양, 과속 방지턱까지 파악하고 지도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EX90 루프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 루미나의 아이리스 라이다(Iris LiDAR)를 탑재했다. 아이리스 라이다는 낮뿐만 아니라 어두운 밤에도 최대 250m 거리를 측정하고, 반경 120m의 작은 물체를 감지할 정도로 높은 탐지 능력과 정밀도를 자랑한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동차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볼보는 코어 컴퓨팅 기술 활용과 정밀한 지도화 작업을 위해 미국 그래픽 처리장치(GPU, Graphic Processing Unit) 설계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 엔비디아(NVIDIA)와도 협력 중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AI 플랫폼 자비에(Xavier)와 오린(Orin), 퀄컴 테크놀로지(Qualcomm Technologies)의 스냅 드래곤 콕핏 플랫폼(Snapdragon® Cockpit Platforms)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각 기능을 구동한다.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확대..자체 OS 도입 추진
볼보는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확대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차량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언제 어디서나 차량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볼보는 차기작에 ‘볼보 카스 OS((VolvoCars.OS)’라는 명칭의 자체 운영 체제(OS)를 도입할 계획이다.
헨릭 그린(Henrik Green) 볼보 최고 기술 책임자는 “시스템을 제어하는 여러 전자 제어 장치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중앙 제어로의 전환을 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핵심 시스템은 엔비디아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글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협업의 결과로 볼보는 EX90의 14.5인치 센터 스크린을 통해 구글의 지도, 음성인식, 앱 서비스, 애플 카플레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가족이나 친구와 손쉽게 자동차 키를 공유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디지털 키(Key)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 약 600km…2023년 생산 시작
볼보 EX90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약 600km다. 볼보는 이 차량에 양방향 충전 기술을 적용, 잔여 전력을 되팔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볼보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자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재활용 소재로 만든 직물, 우드 패널을 EX90에 적용했으며, 울 혼방 시트 옵션도 추가할 계획이다.
볼보 EX90의 생산은 2023년 미국 찰스턴 공장에서 시작될 예정이며, 111kWh 배터리와 2개의 전기 모터로 구동하는 트윈 모터 사륜구동 버전이 먼저 출시될 계획이다.
짐 로완 볼보 CEO는 “2030년까지 전 라인업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자사는 매년 한 대의 새로운 순수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안전과 지속 가능성, 사람을 위한 기술 활용이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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