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석열계, ‘주호영 때리기’…“이상민 왜 못 지켜주나” “의원들이 부글부글하더라”

조문희·유설희 기자 2022. 11. 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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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가며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용 의원은 “여당이 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켜주지 못하나”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중추로 꼽히는 인사이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팀장을 맡았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의원들이 앞장서서 주 원내대표에 압박을 가한 것이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 (역할을) 한번 더 준 건 오로지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정치 공세를 막고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는 의미)”였다며 “지금 드러난 걸 보면 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국회 운영위원장)가 지난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 메모 작성으로 논란이 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장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야당 편을 들었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야당 편을 들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아침에 의원들과 통화했는데 부글부글하더라”며 “우리 당원들이 (퇴장 조치에) 모욕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공개 발언으로 “김 수석과 강 수석을 왜 퇴장하도록 했나. 우리가 야당일 때는 민주당이 얼마나 혼을 많이 냈나. (문재인 정부 당시) 강기정 당시 정무수석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나가라고 삿대질도 했다”라며 주 원내대표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복수의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이 의원은 또 “더불어민주당은 자기 의원들과 장관들을 보호하는데, 우리 당은 왜 이상민 장관을 지켜주지 못하나”라며 “일치단결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는 이 의원 발언에 대해 “나도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 “두 수석의 퇴장은 당사자와 상의해서 한 일이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윤심’(윤 대통령의 뜻)을 업고 주 원내대표를 공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의원 발언은) ‘윤 대통령이 화를 내며 한 말’이라고 언론 보도에 나온 걸 그대로 읊은 데 불과하다”며 “무조건 대통령 하는 대로 따라달라는 건데, 그것이 정말 대통령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것인지 여부는 생각해봐야 한다. 이상민 장관을 ‘읍참마속’(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측근을 제거한다는 의미) 해야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민주당 및 당사자들과 사전 협의해서 (두 수석을 퇴장 조치) 한 것”이라며 “(장 의원) 본인이 부글부글했나 보다”라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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