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헤르손서 철수… AP “8개월 간 전쟁에서 최악의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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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합병 절차를 완료했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시에서 9일(현지시간) 철수하기로 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지역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TV 논평에서 "더는 헤르손시 (주둔 병력에) 보급 활동을 할 수 없다"고 하자, 쇼이구 장관이 "당신의 결론에 동의한다, 군대를 철수해 이동하라"고 답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 통신에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주 전체에 주둔해 철수했다고 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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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프로강 서안 진출 교두보, 오데사 점령 전초기지
美 ”푸틴은 실패… 우크라전 군인 사상자 합쳐서 20만명“
‘하루키우 패퇴’와 비교해 ‘부비트랩’ 가능성도 제기
러시아군이 합병 절차를 완료했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시에서 9일(현지시간)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 8개월 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겪은 최악의 좌절 중 하나”(AP통신)라는 평가 뒤에 러시아 병력 대부분이 소진됐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헤르손에서 철수하고 드니프로강 동쪽 건너편에 방어선을 구축하라”는 지시를 군에 하달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지역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TV 논평에서 “더는 헤르손시 (주둔 병력에) 보급 활동을 할 수 없다”고 하자, 쇼이구 장관이 “당신의 결론에 동의한다, 군대를 철수해 이동하라”고 답했다. 헤르손시에서는 친러 행정부가 내린 주민 강제 대피령으로 이미 11만 여명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손시는 러시아가 지난달 5일 합병 절차를 완료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의 하나인 헤르손주 주도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헤르손 후퇴는 지난 2월 개전 이후 가장 두드러진 패퇴”라고 평가했다. 침공 직후 러시아가 가장 먼저 함락한 헤르손은 드니프로강 서안 진출의 교두보이자,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점령의 전초기지 역할까지 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거둔 가장 큰 ‘전리품’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대공세 이후 탈환 작전이 본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헤르손 지역에서만 러시아 점령지 약 500㎢를 수복했다.
러시아의 헤르손시 철수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병력 소모가 극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이미 전투 탱크의 절반과 정밀유도탄 상당량, 대규모 지상군 병력을 잃어 군대 재건이 쉽지 않다고 봤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푸틴은 실패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10만명이 훌쩍 넘는 러시아군 병사가 죽거나 다쳤다”면서 “우크라이나측도 아마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헤르손 후퇴’를 두고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 러시아군이 어떤 진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러시아 위기설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헤르손 철군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 통신에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주 전체에 주둔해 철수했다고 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헤르손 일대에 군사적 ‘부비 트랩’(함정)을 파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P는 “수개월 동안 헤르손에서 질서있게 철수 또는 매복할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난 9월 초) 하르키우 지역에서 다량의 무기와 탄약을 남기며 무작정 후퇴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BBC는 향후 우크라이나군이 조심해야 할 이유로 중대한 군사적 좌절을 겪을 때마다 대규모 민간인 보복전을 벌인 러시아의 패턴을 지적했다.
한편 친러 성향의 헤르손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모우소프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서방 보도가 나왔다. 자세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러시아 당국자는 트럭과 충돌하는 것을 피하려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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