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정진상이 유동규에 ‘이재명 캠프’ 인사 추천받았다”

허진무·김송이·이혜리·이보라 기자 2022. 11. 10. 2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용 부원장 공소장 입수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소장에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이재명 대선 캠프’ 인사 평가와 추천을 받았다고 적은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대장동 개발 비리가 불거지자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자신의 ‘측근’이라며 유 전 본부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가 작성한 김 부원장의 공소장에 정 실장의 이름은 24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자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됐고,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 구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검찰은 “그 과정에서 정진상은 유동규에게 캠프에 참여할 인사들에 대한 평가를 구하거나 인사 추천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검찰은 정 실장,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조달 방법으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대장동 개발이익을 받는 것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뒀다고 적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정 실장이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사업상 특혜를 주고 뒷돈을 받은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정 실장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를 적용했다. 영장에는 정 실장이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1억4000만원을 받고 사업 지분을 나눠갖기로 약속한 혐의 등을 적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정 실장과 이재명 대표를 ‘정치적 공동체’로 명시했다.

김 부원장의 공소장에는 정 실장이 남욱 변호사를 비롯한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받은 금품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는 않다. 2013년 9월 대장동 개발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되자 정 실장이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남 변호사로부터 고급 유흥주점에서 1회 수백만원 상당의 접대를 수시로 받았다고 적은 것이 유일하다. 검찰은 정 실장,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가 2015~2019년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에 도움을 줬다고 적었지만, 남 변호사가 금품을 제공한 대상에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의 이름만 적었다.

정 실장의 이름은 김 부원장과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 간 유착 관계를 설명하는 내용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검찰은 2008~2009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던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이 대표, 그의 측근인 정 실장과 관계를 맺었다고 적었다. 검찰은 “정진상, 김용, 유동규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돼 수시로 만남을 가지면서 이재명의 성남시장 당선뿐 아니라 향후 중앙 정계 진출 등 정치활동을 돕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정 실장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체포영장도 청구했으나 체포영장은 기각됐다. 지난 8일 기소한 김 부원장처럼 신병을 확보한 뒤 수사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을 마친 뒤 정 실장 측에 출석요구서를 전달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인적·물적 증거를 보강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