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11시 대책회의? 그 시각 이태원서 "어떻게 된 거예요"
밤 11시 26분에도 현장…취재 제지하기도
당일 6차례 열린 상황회의에도 참석 안 해
'이태원 참사 때,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이 질문을 던질 대상은 많습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박희영 용산구청장입니다. 용산구청은 구청장이 밤 11시부터 긴급상황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뒤에 저희가 참사 당시 촬영한 영상 전체를 면밀하게 분석해봤습니다. 그 결과 발표 내용은 사실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박 구청장은 그때 이태원 골목에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거냐"며 현장 소방대원을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러다 통제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첫 소식, 김안수 기자입니다.
[기자]
참사 당일,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골목 안으로 검은색 외투를 입은 여성이 빠르게 걸어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입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저 구청장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길목을 비워달라는 현장 소방 대원을 붙잡고 피해 규모를 물어봅니다.
일반인처럼 질문하다 통제를 당하기도 합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여기 계시면 안 돼요. 지금 환자들이 나오고 있는…} 몇 분이에요? 모두 몇 분이에요? {30명가량…}]
현장 취재진이 휴대전화로 찍은 이 영상의 저장 시각은 지난달 29일 밤 11시 2분입니다.
그런데 용산구청이 참사 다음 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박 구청장이 밤 10시 50분경 현장에 도착했고, 용산구청에 11시부터 설치된 긴급상황실에서 구청장 등이 참석한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고 나옵니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또 다른 영상에서 밤 11시 26분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한 일은 통행로 바깥에서 구조 작업을 촬영하는 기자들을 제지하는 일이었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이런 거 찍지 마세요. 그만하시라고.]
용산구의 설명처럼 대책회의에 참석한 게 아니라 이태원 골목에 있던 겁니다.
소방당국은 참사가 발생한 29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모두 6차례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했습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에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박 구청장 대신 용산구청에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의 행적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용산구는 "구청장 동선과 관련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알려왔습니다.
앞서 박 구청장이 핼러윈 안전 대책 관련 회의에 불참한 경위와, 참사 발생 전 현장을 살펴봤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거짓 해명'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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