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보류지 시장도 찬바람… 강남권 잇따라 유찰

박순원 2022. 11. 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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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그간 로또 취급받던 재개발·재건축 보류지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년간 재개발·재건축 보류지 입찰은 따내기만 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된다고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 보류지도 유찰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재개발 보류지는 이미 입주를 시작한 다른 세대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전매 제한 등 규제는 적용 받지 않아 낙찰 성공 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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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대장주 아파트 '녹번역e편한세상 캐슬' 전경. 조합은 최초 입찰 대비 수억원 낮은 값에 보류지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유찰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제공>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그간 로또 취급받던 재개발·재건축 보류지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년간 재개발·재건축 보류지 입찰은 따내기만 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된다고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 보류지도 유찰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 자이 등 10여 곳의 재개발 조합은 잇따라 보류지 매각에 실패하고 있다. 실패 단지 명단에는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등 강남권 단지도 포함돼 있다. 재개발 재건축 보류지는 도시정비 조합에서 착오·소송 등에 대비해 분양세대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물량이다. 그동안 재개발 보류지는 이미 입주를 시작한 다른 세대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전매 제한 등 규제는 적용 받지 않아 낙찰 성공 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서울 전역의 재개발 보류지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보류지 입찰을 진행한 '홍은포레스트'는 최저입찰가를 지난 9월 대비 1억원 이상 낮췄지만 매각에 실패했다. 이 단지 조합은 보류지 전용면적 59㎡를 8억6000만원, 72㎡를 9억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9월 매각 당시 최저입찰가(전용 59㎡ 9억6000만원·84㎡ 10억6000만원) 대비 최저 입찰 가격을 1억원 이상 낮춘 것이다.

서울 강남권 재개발 보류지도 유찰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15가구는 지난달 보류지 매물로 나왔지만 유찰됐다.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도 8월 보류지 2가구 매각을 진행했지만 응찰을 받지 못했다. 서울 노원구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도 올해 총 11번의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지만, 조합이 보유한 보류지 13가구 중 매각에 성공한 물량은 2가구에 그친다.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재개발 보류지 몸값보다 낮은 가격의 아파트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은 전용 59㎡ 보류지를 7억5000만원에 매각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 이 단지 주변 공인중개업소에는 이보다 낮은 가격의 아파트 매물이 등장했다. 또 백련산 힐스테이트 3차 조합은 보류지 물량 전용 59㎡를 8억원대로 책정했지만 , 이 단지 아파트 매물 호가는 이보다 낮은 7억원 대로 형성돼 있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재개발 보류지 시세는 대부분 지난해 대비 2억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올해 실제 집값 하락폭은 이보다 크기 때문에 보류지 몸값을 크게 낮추지 않는 이상 수요자의 관심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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