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마녀들의 현실 침공, '카페 스트레가' 방문기
어반 판타지 게임 속 카페가 현실에 등장했습니다. 스튜디오비사이드 개발,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게임 '카운터사이드' IP를 활용한 오프라인 브랜딩 공간 '카페 스트레가'가 10일 문을 열었습니다.
판교역 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카페 스트레가는 한정된 기간 동안 오픈되는 다른 IP의 콜라보 카페와는 달리 상시 운영되는 형태입니다. 카페 스트레가는 카운터사이드의 에피소드 '대마녀의 유산! 카페 스트레가'에서 등장하는 마녀들이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직원들의 마녀 복장을 보고 손님들은 메이드 카페와 유사한 핼러윈 콘셉트 카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코스프레가 아닌 진짜배기 마녀들이죠.
정식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오픈런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9시 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카페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줄서 계시는 분들도 있었고, 근처 카페 등에서 대기하는 분들도 보였어요. 직접 제작한 굿즈를 나눠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맨 앞 줄에 서 계신 분은 7시 50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최근 있었던 다른 콜라보 카페가 전날부터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던 탓에 당일 입장이 불가능했다는 소리를 듣고 일찌감치 오셨다고 합니다.
대기하는 분들께 플레이 타임을 물어보자 정식 출시 이후 지금까지 플레이하신 분, 1주년에 시작하신 분, 2년 동안 접었다 복귀했다 하신 분 등 다양했습니다. 카운터사이드는 플레이하지 않지만 친구 따라 구경왔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카페 스트레가에 관심을 갖고 오셨더라고요.
매장 외부는 인게임 카페 스트레가의 테마와 흡사하게 청록색 위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유리창 너머 커다란 디스플레이에서 상영되는 애니메이션 PV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로고는 시그니처인 마녀를 귀엽게 데포르메한 모습이었는데,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카페와 잘 어울렸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단골 마크 핀리가 반겨줬습니다. 키오스크 옆에서는 서빙하는 에블린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유나, 라우라, 잉그리드의 등신대는 한 곳에 모여 있었는데, 게임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퀄리티라 감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매장 내 인테리어는 아이보리 톤을 위주로 금색과 청록색을 포인트 컬러로 삼았는데, 눈이 피로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한 쪽에서는 판매 예정인 굿즈를 전시 중이었는데 장식장 아래 부분이 벽난로처럼 꾸며져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줬어요.
곳곳에 배치된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팬아트들을 보며 유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식 오픈 전이라 카페 메뉴를 맛보진 못했지만, 오신 분들은 매장에서 느긋하게 식사하며 다른 유저분들의 팬아트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요.
익숙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 게임 속 장소에서, 캐릭터가 골랐던 메뉴를 똑같이 주문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느긋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 좋아하는 게임을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건 게이머로서 대단히 특별하고 행복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자리를 옮겨 류금태 대표와 카페 스트레가에 관련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류금태 스튜디오 비사이드 대표 인터뷰
Q. 콜라보 카페가 상시 운영되는 것은 이례적인데 만든 계기가 있다면?
콜라보 카페나 팝업스토어 등 유저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다 카페에 생각이 닿았습니다. 게임 세계관의 현실 확장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로망인데, 수원에 위치한 프로젝트문의 햄햄팡팡 카페를 보고 용기를 얻었어요. 위치 선정이나 카페 운영 등 자율성을 가지기 위해선 작게나마 직영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카페의 인테리어, 콘셉트 설정은 누가 했는지?
콘셉트는 저와 내부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진행했고, 인테리어 업체의 도움을 받아 세부적인 조율을 거치며 완성했습니다. 카페 스트라가에 들어오는 순간 현실의 서울에서 카운터사이드 세계로 들어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요. 유저 분들이 잠깐이나마 게임 세계관 내로 들어왔다는 기분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Q.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일시적이라도 분점이나 팝업스토어 계획이 있는가?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습니다. 카페 운영에 비용이 꽤 들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요. 장기적으로 카페 유지가 가능할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일시적 콜라보 카페 정도는 가능할지 모르나 확답하기는 어렵습니다.
Q. 굿즈도 상시 판매하나?
굿즈 종류는 한정 굿즈와 일반 굿즈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특성 상 수요 예측이 어려워 소량 판매를 원칙으로 하되 수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제작 판매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변형 및 다채로운 굿즈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카페 메뉴도 지속적으로 변경되나?
메뉴는 카페 매니저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개발 중입니다. 특히 매니저가 열의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Q. 그레모리 바와 같은 카운터사이드 세계관 내의 다른 장소도 고려하고 있나?
그레모리 바와 관련해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주류 판매를 하려면 허가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카운터사이드가 성인 게임이 아닌 만큼 매장에 출입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는 것은 유저들이 편안하게 즐기기를 원하는 취지와 맞지 않다고 봤어요. 이벤트 성으로 인테리어 변경, 무알콜 칵테일 정도는 고려하고 있으나 확답은 어렵습니다.
Q. 이벤트 성으로 코스프레라든지 게임 관련 행사 계획이 있는가?
당장은 계획이 없습니다. 사실 행사를 진행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카페 위치 상 유동 인구가 많고 주변 상가가 많기 때문에 근처 상권에 피해를 입히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카페 스트레가가 지속 가능한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Q. AGF 참석 관련하여 카페 스트레가 프로젝트와 연계할 생각이 있는가?
거리가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확정 단계는 아닙니다. AGF에서는 굿즈 및 음료 배포 위주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계획 단계라서 확언할 수는 없겠네요.
Q. 커뮤니티에서 카페 직원 모집 공고가 화제가 됐는데 내부 직원들도 게임을 하는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매니저는 과거 메이드 카페 점장 경력도 있을 만큼 서브컬쳐나 게임 IP, 사람들의 선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입니다. 유저 분들께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요.
Q. 트위터, 픽시브 등을 통해 팬아트 공모 및 전시가 진행되었는데 계속 이어지나?
카페 스트레가 팬아트는 담당자가 있습니다. 내부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 이런 저런 것들을 빌드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획이 나올 것이니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Q. 카페 스트레가 관련해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모두들 카페 스트레가를 기대하고 즐거워하셨어요. 게임업계에 계신 많은 분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욕망이 있지만 쉽게 볼 수 없어 목말라하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콘텐츠가 확산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크 핀리 스페셜 어린이 런치는 합성 조미료 많은 원작 그대로인가?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이면 세계에서 가져온 비밀스러운 재료를 섞어 매니저님과 직원 분들이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어요. 본능적인 맛을 즐겨주십시오.
Q. 아침 7시부터 대기하는 분도 있었는데 얼마나 방문할 것이라 기대했는지?
상시 운영이기 때문에 꼭 오픈 즉시 올 필요는 없고,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는 것을 기대했습니다. 일반인도 편안하게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분위기라 생각하기 때문에 카페로서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변 카페가 테이크아웃 위주이기 때문에, 카페 스트레가는 짧게 쉬더라도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목표로 했습니다.
Q. 최근 서브컬쳐 업계의 콜라보 카페 활성화 관련하여 느낀 감상은?
이 내용은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카페 스트레가 기획 당시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었는데, 단기 목표는 물론 카페를 유지할 수 있는 매출을 지속적으로 내는 것입니다. 장기 목표 혹은 비전도 존재하고요.
판교가 게임 개발의 메카라고 불리는 곳은 맞지만, 게임 개발자들이 많은 곳이지 유저들이 즐길 거리는 많지 않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대형 게임 회사에서 왜 판교에서 이런 기획을 하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일본 아키하바라 같은 곳을 가 보면 게임 전문 거리가 많이 있죠. 카페 스트레가와 같은 콘텐츠가 지속 가능하고 자사 IP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창출해낼 수 있다면, 다른 회사들도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판교가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게임 개발자 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의 메카가 될 수도 있을 거에요. 카페 스트레가가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다른 회사들도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카페를 방문하고 즐겨주시는 카운터사이드 유저 분들께 한 마디
서비스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카운터사이드도 3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면 분명 좋아해주시는 분이 있으리라 믿었어요. 1주년 때 많은 유저 분들의 애정어린 호응을 받았는데, 그 때가 1000일 가량의 서비스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개발진도 카운터사이드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IP를 확장하고 발전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유저 분들도 이 IP의 행보를 계속해서 보고 싶어할 것이라 생각해요. 유저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하게 만들 예정이니 앞으로도 믿고 지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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