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대 근로자 의식불명인데 사고 원인 미궁…"8살 쌍둥이 아들들 아빠 상태 몰라"

2022. 11.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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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부산의 한 장난감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수백 kg짜리 금형에 깔려 3주가 지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노동청은 사망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고 직후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현장 보존도 하지 않아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고를 당한 직원의 8살짜리 쌍둥이 아들들은 아빠가 심각한 상태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장난감공장입니다.

지난달 15일 이곳에서 일하던 30대 남성이 수백 kg짜리 금형에 깔려 지금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도 어떻게 사고가 난 건지 모릅니다.

▶ 인터뷰 : 피해자 아내 - "(회사에선)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본 것도 없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오빠(남편)가 일어나야지만 알 수 있다…."

사고가 난 공장은 7인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닌데, 사고 당시 회사 측은 119만 부르고 경찰에 신고하진 않았습니다.

사망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인데, 노동청의 현장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부산노동청 관계자 - "현장에서 사망하는 경우에는 저희가 바로 출동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경우는 규정상 조사 대상은 아니어서…."

결국, 피해자의 아내가 하루 뒤 직접 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아내 - "사람이 죽어야지만, 이 사고를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건지…."

한발 늦게 수사가 시작됐지만, 사고 원인이 제대로 밝혀질지 의문입니다.

CCTV에 찍히지 않은 데다 사고 현장도 하루 만에 다 치워졌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피해자 가족 - "다음날 갔을 때는 (금형을) 진열해놓은 랙(선반) 자체가 모두 다 없어졌더라고요. 새 공장처럼 정리돼 있더라고요."

사고를 당한 남성에게는 8살짜리 쌍둥이 아들들이 있는데, 아이들은 지금도 아빠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누워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회사 측은 산업재해 신청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아직 과실 유무를 조사할 업체 대표도 소환하지 않았는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오현석 VJ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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