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과 MBC 정면 충돌 배경은?

남궁창성 2022. 11. 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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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와 취재윤리 위반”
“언론탄압, 언론자유 도전”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이 결정한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둘러싸고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대통령실이 이같은 결단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해외 순방에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어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지난 9월 유엔(UN) 총회 참석 과정에서 불거진 MBC의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 등이 국익을 해쳤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주목된다.

역대 정부의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실은 통상 대통령 해외 방문시 이를 사전에 출입기자단에 공지하고, 동행 취재 참가 신청을 접수한뒤 일정 비용을 받고 전용기 탑승과 프레스센터 이용 등의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고 있다.

이런 관례를 깨고 용산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익’이라는 대외적인 명분이 1차적인 이유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와 취재윤리 등에 대한 대통령실의 뿌리 깊은 불신이 근본 원인이라는 관측이 많다.

용산 대통령실은 9일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1차적으로 그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관련 왜곡·편파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고려해 취재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또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편파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조치는 이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윤 대통령의 이날 기자문답에서도 확인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이번 극약처방의 근본적인 배경을 좀 더 자세히 밝혀 주목된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는 취재 편의를 일부분 제공하지 않는 것이지, 취재 제한은 전혀 아니다”면서 “취재와 관련해 어떠한 제한도 한 바 없다”고 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는 일정을 감안할 때 전용기 탑승 배제는 ‘사실상 취재 제한인데 그 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희가 여러 차례 MBC에 가짜뉴스, 허위보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다. 진상 확인이 필요했고 MBC에 질의서를 보냈다.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으면 최소한 공영방송은 그 보도경위에 대해서 자체 조사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면서 “하지만 MBC는 두 달 가까이 팩트를 체크할 수 있고 또 검증하고 개선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막대한 세금을 들여 전용기를 띄우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는 순방외교를 위한 것인데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국익을 또다시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라는 판단에서 최소한의 취재편의를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MBC 가짜뉴스’ 논란과 관련, “MBC는 전문가들도 확인하기 어려운 음성을 자막으로 기정사실화했다. 가장 먼저 기정사실화했다. 그리고 하지도 않은 말을 괄호 안에 넣어서 국민들에게 그것이 사실인 것으로 확정했다”고 지적한뒤 “특파원이 본인들의 왜곡보도를 재보도한 외신을 이용해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윤 대통령이 미 의회를 향해서 ‘F’로 시작되는 욕설을 했다에 대한 반응을 물었다. 이 모든 절차는 취재 윤리와는 상반된, 명백하게 국익을 훼손한 그리고 국익의 각축장인 순방외교의 성과를 훼손하는 그런 일이었다고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막대한 세금을 들여 전용기를 띄우고 순방을 가는 것은 국익을 지켜 달라는 국민들의 요청을 받아 안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국익 훼손에 대한 어떤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용기 탑승불허 조치 시점에 대해서는 “갑작스럽게가 아니라 지금까지 기다려 왔다. 이렇게 말씀드리겠다. 지금까지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판단 속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MBC 미(未)고지 대역(代役) 사용에 대해서도 “대역임을 고지 않고 방송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취재 윤리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MBC가 스스로 사과하고 재편집한 것으로 알고 있고 언론중재위 제소는 대통령실에서 직접 한 적은 없고 외교부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진상 조사의 시작은 공영방송인 MBC가 하지 않은 발언을 왜곡해서 자막화한 그 과정을 스스로 검증하고 국민들에게 그 과정을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개선하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여러 차례 요청해도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이번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울러 “대통령실을 비판했다고 해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님을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은 얼마든지 언론 비판에 대해 듣고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고 문제는 가짜뉴스”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가 만연하면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이 공격받고 위협받는다”며 “그래서 많은 민주주의 국가가 가짜뉴스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고 퇴출시키려 하는 것이고 그 부분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역대 정부에서 있었던 취재제한이나 출입정지나 기자실 폐쇄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조치의 철회를 촉구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도 용산 대통령실의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조치는 언론 탄압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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