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진압 반대하다 26년 가택연금...중국 반체제 인사 '바오퉁' 별세

조영빈 2022. 11. 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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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톈안먼(천안문) 시위'에 대한 정부의 무력 진압에 반대하다 수감·가택연금 생활을 해온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바오퉁이 9일 향년 90세로 별세했다고 홍콩 명보가 10일 보도했다.

1989년 톈안먼 시위 당시 자오쯔양이 실각하며 바오퉁도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

2013년 한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덩샤오핑은 톈안먼 무력 진압의 상징이며 덩샤오핑을 부정하지 않고는 중국은 진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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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유혈 진압 반대하다 중국에 탄압
자오쯔양 비서 출신...가택연금 중에도 '중국 비판'
9일 향년 90세로 별세한 중국의 반체제 인사 바오퉁이 2가택연금 시절인 2008년 베이징 자택에서 외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1989년 '톈안먼(천안문) 시위'에 대한 정부의 무력 진압에 반대하다 수감·가택연금 생활을 해온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바오퉁이 9일 향년 90세로 별세했다고 홍콩 명보가 10일 보도했다.

아들 바오푸에 따르면, 바오퉁은 혈액질환을 앓아왔다. 지난 3월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합병증을 얻어 숨졌다. 장례식은 오는 15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 묘지에서 치러진다.

바오퉁은 중국의 비운의 지도자 짜오쯔양(1919~2005년)의 정치 비서 출신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1949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뒤 1980년 자오쯔양 당시 총리의 비서로 발탁됐다. 이후 국가경제체제개혁위원회 부주임과 중앙정치체제개혁연구실 주임 등을 역임하며 중국 정치·경제 개혁을 추진했다.

1989년 톈안먼 시위 당시 자오쯔양이 실각하며 바오퉁도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 당시 당 총서기였던 자오쯔양은 학생들에 대한 유혈 진압에 반대하며 대화를 시도하려다 덩샤오핑의 눈 밖에 나며 실각했다. 바오퉁 역시 자오쯔양을 지지하며 시위대 진압에 반대한 혐의로 체포되어 국가기밀누설과 반혁명 선동죄로 징역 7년을 살았다.

1996년 출소했지만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26년간의 기나긴 가택연금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는 연금 상태에서도 중국을 비판하는 글과 인터뷰를 하며 '중국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2013년 한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덩샤오핑은 톈안먼 무력 진압의 상징이며 덩샤오핑을 부정하지 않고는 중국은 진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운동가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류샤오보 등이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하며 발표한 '08헌장'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이 일로 2017년 홍콩 중문필회가 제정한 '류사오보 기념상'을 수상했다.

숨을 거두기 나흘 전 맞은 90세 생일에 그는 "내 나이가 90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쟁취해야 할 미래와 현재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잘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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