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發 코인런`에 암호화폐 시총 이틀새 280조원 사라져
FTX에 묶인 자금 7억달러 달해
NYT "암호화폐 시장 리먼 사태"
국내 거래소들 "지급 불능 없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부실 재정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경쟁사 FTX 인수를 철회했다. FTX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19시간 만이다. 거래량 기준 세계 4위 거래소이던 FTX가 하루아침에 붕괴될 위험에 처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주요 코인 가격이 일제히 폭락하며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280조원이 증발했다. FTX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FTX에 묶여 있는 자산은 6억9543만달러(약 9620억원)에 달한다. 이가운데는 국내 투자자 자금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낸스는 10일(현지시간) 오전 성명서를 내고 "기업 실사 결과와 더불어 FTX가 이용자 자금을 잘못 처리해 미국 규제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등에 따라 FTX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우리가 통제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TX는 장부상 부채가 자산보다 60억달러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동성 경색이 발생한 FTX를 인수하기 위해 구속력 없는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FTX와 그 모회사 격인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실한 재무구조가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FTX에 예치한 자산을 무더기 인출하는 '코인런'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FTX와 알라메다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FTX 자체 발행 토큰 FTT 가격은 나흘 새 24달러에서 2달러로 폭락했다.
바이낸스가 발을 빼면서 FTX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FTX와 알라메다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출금 요청에 대응하려면 최대 80억달러가 필요하며, 당장 40억달러를 조달하지 못하면 파산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이 암호화폐 시장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FTX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자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국내 거래소의 현금과 자산은 안전히 보관되고 있는 만큼, 지급불능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10일 홈페이지에 '가상자산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 주의 안내' 공지를 게시했다.이번 공지는 고팍스와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주요 5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에서 작성했다.
이들 거래소는 "최근 해외 거래소 및 관계사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투자자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각 거래소에 맡겨 두신 투자자 여러분의 현금과 자산은 안전히 보관되고 있으며, 지급불능 사태로 이어지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DAXA는 회원사가 거래 지원하고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는 한편 시장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 제공 및 공동 대응을 통해 투자자 보호 조치를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들은 만약 국내에서 FTX처럼 '코인런'이 발생하더라도 고객 자산을 인출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국내 거래소들은 FTX와 같은 해외 거래소와 달리 자체 코인을 발행하지 않는다. FTX 유동성 위기는 자체 코인인 FTT로 인해 발생했는데, 국내 거래소에는 그럴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거래소는 고객이 예치한 원화를 모두 연계된 은행에 보관하고 있고, 고객이 잔고에 보유한 가상화폐는 회사 자산과 분리해 보관하고 있다. 국내 한 거래소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모든 가상화폐에 대한 인출요구가 발생하더라도 국내 거래소에서는 인출이 가능하다"면서 "FTX 등 해외 거래소와 달리 고객 자산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고팍스와 코빗, 코인원 등 3개 거래소는 이날 DAXA가 FTX 발행 코인 FTT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공지했다. DAXA는 FTT 발행 주체인 FTX 거래소의 운영과 관련해 중대한 문제가 발생, 프로젝트 영속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종목의 입금이 중지되며, 추후 모니터링상황에 따라 상장 폐지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 1·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는 FTT가 상장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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