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고 삭제’ 서울청 개입?…“상황 곧 종결” 소방무전도 조사
[앵커]
이태원 참사 발생 전 '위험'을 경고한 정보보고서가 삭제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윗선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소방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인데, 119 무전 기록을 토대로 상황 파악이 늦어 부실하게 대응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참사 사흘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의 한 직원이 경찰 내부망에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핼러윈 기간에 '해밀톤 호텔 주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거로 예상돼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정보보고였습니다.
이 문건은 규정에 따라 72시간 만에 전산에서 자동 삭제됐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 불거졌습니다.
작성자인 직원 컴퓨터에 보고서 원본이 남아 있었는데, 갑자기 지워진 겁니다.
참사 나흘쯤 뒤였습니다.
특별수사본부는 문건 삭제를 지시·종용한 혐의로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입건한 데 이어,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윗선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서울청 정보부장이 SNS를 통해 '감찰 등에 대비해 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는 취지로 일선서에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특수본은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오늘 용산서 정보과 직원들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소방에 대한 경찰 수사도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참사 발생 추정 시간은 밤 10시 15분, 용산소방서 지휘팀장은 10시24분 첫 지시를 내리고, 18분 뒤, 15명 CPR 실시중이라는 무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합니다.
밤 10시50분, 한 대원이 대응 2단계를 요청했지만, 10분 뒤 지휘팀장은 상황이 곧 종료될 것 같다 말합니다.
그리고 5분 뒤 용산소방서장이 지휘권을 잡았고, 서울소방본부가 대응2단계를 발령한 건 11시9분입니다.
경찰은 이 무전 기록을 토대로 대응 단계 상향 시점이 적절했는지 상황 파악이 늦었던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소방 측은 "현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참사가 난 골목을 옮겨다니며 상황에 따라 바로 지시를 내린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주형/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 : "예전에 있었던 재난에 대한 대응보다는 이번에 훨씬 더 빨랐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지금은)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경찰은 119 신고 처리 경위는 물론 구급대 기록도 살펴보고 있는데, 소방 현장 인력의 추가 입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영상편집:김현갑/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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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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