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산소방서장 입건’이 국민 공분 사는 이유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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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구조를 지휘한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한 뒤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 도착 즉시 소방 비상 대응 2단계 발령을 하지 않은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현장에 잘못을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컨트롤타워의 참사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국회에 모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최고위 지휘부에 국민 다수가 준엄하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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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구조를 지휘한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한 뒤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최 서장의 현장 대응에 대해 법리적 적절성을 따져보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여론에는 참사 뒤에도 무책임하고 뻔뻔한 언행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최고 지휘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투사돼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 도착 즉시 소방 비상 대응 2단계 발령을 하지 않은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국민의 생명·신체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위험을 회피·제거할 업무상 주의 의무 이행을 게을리했다”고 명시했다. 소방당국은 최 서장의 현장 도착 이후 행적을 낱낱이 들어가며 그가 구조활동에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최 서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참사 당일 50분 뒤에야 현장에 나타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같다고 한다.
최 서장의 입건 소식이 알려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방서장’이 열쇳말로 오르고 “표창을 줘도 모자랄 판에 피의자 신분이라니 황당하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게시판 응원글과 격려전화도 쏟아진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그가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브리핑하는 영상을 기억한다. 법리적 다툼의 여지와는 별개로, 최 서장이 참사 일선에서 분투한 유일한 현장 책임자이자, 인명 구조에 사력을 다한 소방구급대원, 경찰관, 시민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여러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응답비율이 70% 가까이 나타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65%에 이르렀다. 현장에 잘못을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컨트롤타워의 참사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국회에 모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최고위 지휘부에 국민 다수가 준엄하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특수본은 10일 온라인에 괴담처럼 떠돌던 ‘각시탈’ 의혹 관련자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이처럼 특수본의 수사가 윗선으로는 가지 못하고 옆이나 아래로만 향한다면, 이태원 참사의 진정한 책임자와 근본적 원인의 규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의 당위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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