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애리조나에 두번째 반도체 공장 짓는다

3나노급 최첨단 반도체 제조
120억달러 규모 투자 예정
美반도체 패권 경쟁 가속화
올해만 390억달러 혜택 제공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두번째 대규모 반도체 생산 설비를 짓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TSMC는 다음달 완공 예정인 애리조나주 피닉스 북부 반도체 공장 옆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계획은 수개월 안에 발표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2020년 계획을 확정해 다음달 완공 예정인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반도체 공장에 이은 두번째 대규모 설비시설이 된다. 두번째 반도체 공장은 2년 전 공개한 첫번째 반도체 설비 규모와 맞먹는 12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반도체 굴기를 내걸고 반도체 경쟁에 나서는 중국을 미국이 견제하는 한편 마진 높은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추진하기 위해 반도체 업체들에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가운데 TSMC의 두번째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이 예고됐다.

TSMC가 새로 지을 공장은 이른바 3나노미터급 트랜지스터를 제조하는 설비다. 최첨단 반도체다. TSMC는 WSJ에 애리조나주에 두번째 팹이 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을 짓고 있다고 확인했다. TSMC에 따르면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이 곳에서 이전보다 더 첨단화된 반도체 설비를 구축할 전망이다.

팬데믹 기간 폭증했던 반도체 수요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최근 급감하면서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반도체 시장이 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TSMC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지금 당장은 단기 지출을 줄이고, 비용 절감에 나서고는 있지만 미래 실적의 바탕이 될 투자까지 없애지는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앞으로 10년간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금보다 2배 늘어 연간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생산 중심지를 아시아에서 자국으로 옮기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신규 설비가 미국 등에 속속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제조설비 세제혜택을 비롯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에만 390억달러 혜택이 마련돼 있다.

유럽 각국도 반도체 설비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지금의 2배인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한편 TSMC는 다음달 2년에 걸친 공사를 끝내고 애리조나주 공장 출범식을 치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