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헬스케어포럼] “최고가 되려면, 최고와 함께 일하는 것부터 시작하라”(종합)

김명지 기자 2022. 11.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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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성황리에 폐막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부문장(사장)

“최고와 함께 일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본부장 사장)

“지금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시대다”(마헨더 나야크 다케다제약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지털을 활용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루시엔 엔젤린 트랜스폼헬스 대표)

한국의 제약 바이오 기업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성공하려면 스스로 최고가 되려고 하기 보다는 최고와 함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도 내부혁신보다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용한 연구개발(R&D) 파트너십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앞으로 환자가 인공 장기를 비롯한 의료 솔루션을 직접 만드는 시대가 올 것에 글로벌 의료체계가 디지털 기술 발달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 제약 바이오 산업 코로나19 엔데믹에 준비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 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앞당겨진 미래,한계를 뛰어넘는 헬스케어’를 주제로 개최한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HIF)’에 참석한 기조 연설자들은 코로나19 엔데믹에 준비하는 제약 바이오 의료 산업의 미래를 이렇게 짚었다.

마헨더 나야크 다케다제약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22’에서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3년 만에 전면 현장 행사로 열렸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대비하는 헬스케어 산업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 현장에 300명 이상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첫 기조강연을 맡은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본부장(사장)은 지난달 5억 66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들여 미국의 항암제 신약 개발회사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 배경으로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와 함께 일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손 본부장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회사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혁신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어렵다”라며 “날렵한 조직으로, 큰 플레이를 하면서 최고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마헨더 나야크(Mahender Nayak) 다케다제약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다케다제약의 연구개발(R&D)자산의 60%가 파트너십의 결과물이다”라며 ‘개방형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한국과 호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이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게 정부가 돕기 위해서는 국산 바이오 신약 개발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국무총리실 이상의 조직으로 상향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디지털 변혁에 적응 못한 의사는 도태될 것”

이날 강연에서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바뀔 미래 의료 체계에 대한 조망과 조언도 나왔다. 영상 강연으로 참여한 루시엔 엔젤린(Lucien Engelen) 트랜스폼헬스(Transform Health) 대표는 앞으로는 환자가 스스로 직접 의료 솔루션을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과 함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라며 “디지털 변혁에 적응하지 못한 의사는 도태될 것”이라고 했다.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 교수가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두영 울산과학기술대학(UNIST) 교수는 정보기술(IT)와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정신건강 진단 및 진료체계도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봤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디지털 치료제들이 시장에 나왔고 수요도 확인했다”라고도 했다.

학계와 헬스케어 산업계를 넘나들며 각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석좌교수)는 100달러(약 13만원)의 비용으로 개인의 게놈(유전체) 분석 정보를 담은 DNA설계도를 제공하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 “미중갈등 살아 남으려면 韓 ‘기술력 보강’ 필수”

두번째 세션에서는 국내 바이오테크 대표들이 자사 미래 기술을 소개하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엠디뮨의 배신규 대표는 “전기차가 세상을 바꿨듯, 엑소좀 기술이 상용화되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엑소좀은 세포와 세포 사이 유전물질을 실어보내는 플랫폼으로 이를 약물 전달체로 활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오가노사이언스의 유종만 대표는 “국내 제약사들이 오가노이드(미니 인공장기)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과도 경쟁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기대했고, 리보핵산(RNA)간섭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는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내년 중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치료제 임상에 들어간다”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첨단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이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 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개최한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HIF) 2022’에 참여해 산업 경쟁력과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과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이사, 배신규 엠디뮨 대표이사, 이동기 올릭스 대표이사, 이민우 듀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이사. /조선비즈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열린 세번째 세션에 참가한 강연자들은 미중 갈등을 촉발시킨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기조에서 한국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력 보강’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태성 에이치앤컨설팅 대표는 “(미국 중국은 물론) 전세계가 바이오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바이오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제약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시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이필상 미리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아시아태평양리서치 본부장(상무)는 “중국이 신약 개발 능력 향상을 꾀하며 세계 2위 제약시장을 성장했으나, 미국 시장 진입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분야인 ‘클릭화학(click chemistry)’과 이를 활용한 ‘생물 직교 화학’(bioorthogonal chemistry)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최준원 아주대학교 응용화학생명공학과 조교수는 클릭화학의 원리와, 이 반응이 신약 개발에 적용된 사례 및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해 시도 중인 신약 개발 기업과 후보물질을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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