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드론 시험장이 된 우크라이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군 드론(무인기) 28대가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사건 한달여 전인 9월13일 남부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에서 수거한 드론 잔해를 공개하며 러시아군이 이란제 자폭 드론인 '샤헤드-136'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소형 자폭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 700대를 제공한다고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 전쟁은 각종 군사용 드론들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즈모폴리턴] 조기원 | 국제뉴스팀장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군 드론(무인기) 28대가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가 여러대를 격추했으나 이 중 5대가 지상으로 돌진했고, 1대는 아파트에 떨어졌다. 이로 인해 임신 6개월 된 여성과 그 남편 등 민간인 4명이 숨졌다고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이 밝혔다. 러시아군이 이날 사용한 드론은 목표물에 떨어져 폭파하는 자폭 드론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사건 한달여 전인 9월13일 남부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에서 수거한 드론 잔해를 공개하며 러시아군이 이란제 자폭 드론인 ‘샤헤드-136’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등에서도 샤헤드-136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기체 잔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샤헤드-136엔 탄두가 달려 있고, 목표물을 타격하면서 자폭한다. 소형화 모델도 있다. 샤헤드-136과 같은 자폭 드론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자살 공격에 빗대어 ‘가미카제 드론’으로도 불린다.
러시아군이 자폭 드론 공격을 자주 벌이는 데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비행가능거리가 2천㎞가 넘는 샤헤드-136의 대당 가격은 2만달러(약 2700만원) 수준이다. 한발 발사하는 데 수십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씩 드는 미사일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 비행 때 소리가 크고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격추될 위험성이 크지만, 여러대를 날리면 모두 격추하기가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군도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튀르키예가 만든 ‘바이락타르 TB2’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때 아제르바이잔군이 아르메니아 전차를 파괴할 때 사용해 유명해진 기종이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소형 자폭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 700대를 제공한다고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 전쟁은 각종 군사용 드론들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한때 군사용 드론은 일부 군사 강국만이 사용하는 첨단 무기였다. 이스라엘이 1970~80년대 중동전쟁 당시 중동 국가들의 방공망을 파악하기 위해 정찰용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성공에 자극받은 미국도 드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2007년 테러와의 전쟁을 계기로 드론 운용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할 때 사용한 MQ-9 리퍼가 대표적인 기종이다.
2010년대 이후 기술 발전과 상업용 드론의 광범위한 보급 등으로 군사용 드론은 더는 일부 국가의 점유물이 아니게 됐다. 이란과 튀르키예 등이 드론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가격이 저렴해졌다. 예멘 후티 반군이 2019년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을 공격한 사례는 그런 변화를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더 본격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무인 무기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자율형 살상무기 시스템(LAWS)이 미래 전장에 본격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는 적은 비용으로 쉽게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무인 무기가 급속히 보급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garde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눈 떠보니 후진국’
- [단독] “이상민 못 지키나” 주호영 공개 질타한 이용…‘윤심’ 대변?
- <한겨레>는 이번 취재에 대통령 전용기를 거부합니다
- 용산소방서장 “트라우마 치료…입건 뒤 시민 격려전화 많아”
- 호텔 이어 ‘각시탈’ 조사…곁가지에서 위로 못 뻗는 특수본
- [전문] 대통령실 기자단 “MBC 전용기 배제 철회하라”
- 국회 모욕이 일상…“이 XX” “웃기고 있네” 그 대통령에 그 수석
- 이재명, 측근 수사에 “검찰, 훌륭한 소설가 되기 쉽지 않겠다”
- 2850조 갑부 사우디 왕세자, 서울 1박 2200만원짜리 방 보니…
- 한국이 일본 포도 ‘루비로망’ 훔쳤다?…“어이없어, 항의는 중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