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국방부, 캠프마켓 내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멈춰달라”

이승욱 2022. 11.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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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국방부에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 있는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국방부가 지난달 말 인천시에 "10월3일까지 조병창 병원 건물 활용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철거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지만 인천시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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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미군기지에 있는 조병창 병원 건물. 8일 국방부는 이 건물에 대한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국방부에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 있는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이날 국방부에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1780호) 건축물 조치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서 인천시는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건축물의 철거가 진행되면서 부정적 언론보도가 지속되는 상황이며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해당 건축물의 철거 중단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현 진행상황에 대한 이해와 행정적 불신을 해결하고자 이해관계자 간의 논의와 소통을 위해 일정 기간 정화공사 중지를 요청하니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는 지난 8일부터 조병창 병원 건물에 대한 철거작업에 나섰다. 국방부가 지난달 말 인천시에 “10월3일까지 조병창 병원 건물 활용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철거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지만 인천시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애초 시민들이 참여한 ‘인천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논의 결과를 받아들여 국방부에 지난해 6월 ‘사후 복원을 전제로 한 철거’ 방향을 통보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지난해 8월 해당 건물의 문화재적 가치를 강조하며 철거 유예를 요청해 철거작업은 중단됐다. 이후 국방부와 인천시, 문화재청이 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 정화 기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해당 건물을 존치하며 정화작업을 벌이는 방법이 불가능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루면서 국방부는 철거작업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아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철거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 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9일 오후 1시 조병창 병원 건물이 있는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병창 병원 건물은 1940년대 일제 침략과 강제노역의 역사적 현장이고 흔적”이라며 “반드시 존치돼 일제 침략 전쟁의 만행을 알리는 표지가 돼야 한다”고 했다. 추진협의회는 이날 국방부 앞에서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정의당 인천시당 부평구위원회도 이날부터 조병창 병원건물 철거를 규탄하는 1인시위를 시작했다.

일본군 조병창 병원 건물은 일제강정기 시대 때 조선인 강제노역으로 지어진 시설로 일본군이 병기 등을 넣어둔 조병창에 달린 건물이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군도 해당 건물을 병원으로 사용하다 한국전쟁 중 대부분이 소실됐다. 이후 미군은 이 건물을 다목적 창고 등으로 활용해 왔다. 현재는 한개 동(미군이 새로 만든 건물 제외)만 남았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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