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걸고 합의금 9천만 원 뜯어…공갈 · 협박범 구속 기소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 (박은혜 부장검사)는 인터넷에 자신과 관련한 글을 게시한 이들에게 소송을 미끼로 합의금을 갈취한 혐의로 A(53)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방송 관련 종사자로 시사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한 A 씨는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자신이 무죄를 받은 재판 관련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이들을 상대로 300여 차례 민·형사 소송을 걸며 연락처와 주소 등을 알아냈습니다.

A 씨는 이 가운데 11명에게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만나자고 강요하고 거부하면 직장을 찾아가거나 협박 메시지를 보내 9천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 (공갈·강요 등)를 받습니다.

A 씨는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고 가정과 직장에도 피해가 갈 것처럼 협박했습니다.

합의금을 한번에 주지 않으면 분할지급을 약속하는 문서를 작성하게 한 뒤 민사소송 자료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합의금 지급 능력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자신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거나 소송 관련 업무를 대신 처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A 씨가 명예훼손으로 인한 형사고소나 손해배상청구가 권리구제 수단이라는 인식을 악용해 피해자로 행세했다"며 "소송 절차를 이익 창출의 도구로 남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장기간 공갈·협박을 당하면서도 자신이 가해자라는 생각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다가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익변호 활동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고소장을 냈습니다.

소환욱 기자cowbo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