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태원 참사보다 더 치명적인 `북한 미사일 참사`

2022. 11. 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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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북한 미사일 발사 도발이 선을 넘는 수준이다. 심리적인 위협 수준을 뛰어 넘어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위협으로 치닫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모든 국민들이 슬픔에 잠져 있는 애도 기간 동안에 북한은 각종 미사일 발사를 서슴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에서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점부터 그 이듬해 2월말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이 결렬되는 시점까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평화는 잠시였고 전쟁으로 이어질 정도 수준의 긴장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2018년 남북 평화 관계의 상징적인 건물로 지어졌던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는 2020년 6월 16일 무참히 폭파되어 버렸고 현 시점의 남북관계는 극한 긴장과 대립의 관계로 살얼음판을 걷는 수준이다.

최근 북한의 쉴 새 없는 미사일 발사 도발은 7차 핵실험을 위한 '군불 때기'라는 해석이다. 특히 미국의 중간 선거일인 11월 8일(현지시간)에 맞춰 9일 탄거리 탄도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 보냈다. 11월 들어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광적으로 쏘아 올리며 안보 위협의 탓을 한미연합작전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 2일에 한미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 때문이라는 명분으로 울릉도 방향의 공해상을 비롯해 모두 25발이나 발사했다. 하루 동안 발사한 25발의 미사일에 소요된 비용은 '7000만 달러(약 1000억원)'로 북한이 한 달간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는 비용과 맞먹는다고 한다.

다음 날인 3일에 '화성-17형(나중에 설명된 바로는 화성-15형이 조금 개선된 형태로 분석)'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날렸다고 알려졌다. 지난 5일에는 평안남도 동림에서 서해상으로 5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앞뒤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쏘아대는 형국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조장하고 있는 공포는 가히 역대급이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 도발로 예상되는 공포는 첫 번째로 '전쟁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현실화되어 국지적 전투 또는 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망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발이 자칫 실수로 이어진다면 상당한 피해가 초래될 것이라는 불확실한 위기의식이다. 즉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 무서운 법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0월 11~13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유선 및 무선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1.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위협적인지' 물어보았더니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조금 넘는 71%가 위협적이라는 의견이었다. 특히 휴전선으로부터 가까운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위기 인식이 더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받게 되는 두 번째 공포는 '핵실험에 따른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공포다. 북한은 이미 6차례의 핵 실험을 통해 핵무기 개발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북한이 7차 핵 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 보유 국가의 지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경우 그 위협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상 이상의 위협으로 등장한다. 우선 재래식 무기에 의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닌 핵 위협의 리스크로 전환된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한국 증시 환경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북한 핵에 대한 대응마저 더 강경하게 변하고 만다.

알앤써치가 뉴스핌의 의뢰를 받아 지난 10월 15~17일 실시한 조사(전국1014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3.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물은 결과 '우리도 자체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35.2%,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16%로 나타났다. 현재의 '비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40%를 기록했다. 자체적으로 하거나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51.2%로 비핵화 응답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높다.

150명 이상의 청년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는 말 그대로 믿기지 않는 비극이고 고통이다. 그런데 북한 미사일과 핵 도발이야말로 언제든지 한반도 전체를 폐허와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더 큰 참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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