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發 '유동성 위기'에 韓코인도 급락.."제2루나 오나" 불안감 고조

홍효진 기자 2022. 11. 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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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로 크립토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이 가운데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면서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제2루나 사태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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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사진=로이터통신 갈무리

세계 2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로 크립토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이 가운데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면서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제2루나 사태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불안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날 "FTX에 대한 잠재적 인수 작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유동성을 지원해 FTX 고객을 돕고 싶었으나 현재 상황은 통제 가능 범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앞서 지난 8일 FTX와 투자의향서를 작성하고 본격 인수작업에 나섰으나, FTX의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인수 철회를 결정했다. FTX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자 FTT는 80% 이상 주저앉았고 '대장주' 비트코인도 1만6000달러선이 무너졌다.

10일 오후 2시50분 기준 FTX 자체 코인 FTT의 일주일 시세 흐름. /사진=코인마켓캡

이에 가상자산을 비롯한 블록체인 업계 전반에선 '제2의 루나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치코인' 가치 추가하락 우려가 고조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0.32달러에 거래되던 카카오 클레이튼의 경우 10일 오후 4시 기준 0.17달러로 내려갔다. 네이버(NAVER)의 자회사 라인이 발행한 코인 '링크'의 가격도 같은시간 전날보다 10%가량 하락한 27.59달러(약 3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미 루나 사태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루나 사태 본질도 과잉 매도의 발생으로 볼 수 있는데 FTT에 대해 지금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FTT의 가격 방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다른 크립토 자산들을 팔면서 시장 전반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FTT 가격은 최근까지 약 20달러(약 2만7000원)선을 유지하다 지난 9일 3.1달러까지 주저앉았다. FTT는 10일 오후 2시50분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2.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FTT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 기관들의 입장에선 담보 가치가 거의 '0'이 된 셈이다. 기관들은 손실 만회를 위해 보유한 또 다른 코인을 팔아치우고 이 과정에서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판매 코인의 가치도 떨어졌다. 코인 시장 전반의 연쇄적인 하방압력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FTT를 담보로 하는 대출이나 디파이(Defi)에서 진행된 레버리지 등을 감안하면 FTT 가격 급락 전 시가총액 이상의 유동성이 사라졌다"며 "VC를 포함한 외부 펀딩에 의존하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마련을 목적으로 보유 코인을 매도하는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 업계의 경우 글로벌 위기에 상대적인 영향이 크진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김치 코인의 특징 중 하나가 국내 시장에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라며 "글로벌 리스크에 있어 상대적인 하락 폭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스크 파급효과가 해결되지 않으면 프로젝트 진행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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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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