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트·롯데카드 '兆단위 M&A' 줄연기

강두순, 강우석, 조윤희 2022. 11.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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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컨소, 메디트 우선협상 기한 넘겨…롯데카드도 내년으로
금리인상·자금조달 경색에 기업 인수합병 시장 급속히 위축

가파른 금리 상승과 자금 조달 시장 경색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매각이 결렬되거나 내년으로 연기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연기금 공제회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규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데다 인수금융에 필요한 대출금리가 연초보다 2배 이상 치솟으면서 M&A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몸값 3조원으로 올해 M&A 시장 최대어로 꼽혀왔던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 측은 인수에 나선 GS-칼라일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실사를 거친 후 계약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GS컨소시엄이 우협 기간 내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지위 연장도 못한 만큼 메디트 매각 작업은 당초 계획보다 길어질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거래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구조 등을 놓고 협상이 길어지면서 GS-칼라일 측이 우협 지위를 갖는 기한이 끝난 상태"라며 "매각 측은 일단 GS-칼라일 측과 협상을 계속 진행하면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다른 후보들로부터 더 좋은 조건이 있는지도 제안을 받아 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GS컨소시엄은 지난달 메디트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S컨소시엄은 당시 본입찰에 참여한 KKR 등을 제치고 배타적 협상 지위를 부여받은 바 있다.

기업가치 3조원으로 예상 거래가만 2조원에 달하는 롯데카드 경영권 매각 작업도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카드 매각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지난 9월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하나금융을 포함해 3~4곳이 참여했다. 당초 올해 안에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은행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막힌 상태에서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매각 절차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메디트와 롯데카드 외에도 금리가 상승국면에 접어든 올해 매각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속출하면서 딜 규모가 급감하고 있다.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기업 경영권 M&A 거래 규모는 약 26조2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M&A 시장 규모(71조5030억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 사모펀드(PEF) 관계자는 "매도자들도 매각을 억지로 추진하기보다는 내년 하반기 이후 적기를 찾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두순 기자 / 강우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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