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보도 언론, 취재거부 정당하냐' 묻자 국민의힘 내놓은 답변

"잘못 보도하면 무조건 취재거부할거냐" "탑승만 불허"
"전용기 내 취재 못하지 않나" "과거에도 탑승 불허"
"언론재갈법은 반대하고 취재제한은 해도 된다는거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MBC 기자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대통령실 결정에 국민의힘도 '가짜뉴스는 안 된다', '최소한의 조치다'라며 거들고 나서 논란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바이든' '날리면' '이XX' 논쟁이 가짜뉴스라 판명이 났는지, 비판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한 취재거부가 정당하다는 것인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취재 거부할 것인지, 언론재갈법은 그렇게 반대하면서 이런 취재제한은 괜찮다는 것인지 등의 기자 질문에 답변하면서 논쟁을 벌였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 이어 프레스라운지에서 가진 백브리핑에서 미디어오늘 기자가 '권력이 비판적인 보도나 부정적인 보도를 한 매체에게 취재제한하고 비행기 전용기 타지말라고 한 것이 바람직한가, 부정적 보도를 했다고 이런 보복을 하느냐는 비판을 어떻게 보느냐, 앞으로도 이런 관행을 계속 해도 된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인가'고 묻자 “언론이라고 해서 가짜뉴스, 언론윤리 규정까지 위반해서 방송을 해도 괜찮다는 뜻이냐”고 되물었다.

'그게 가짜뉴스 인지 판명이 났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양 수석대변인은 “가짜뉴스인지 판명이, 저희 쪽에서는 가짜뉴스라고 봤다”고 답했다. 기자가 '그거는 객관적인 게 아니잖느냐, 아직도 바이든이라고 들린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자 양 수석대변인은 “그것만이 아니라 PD수첩에서 취재윤리를 위반하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이어 '취재윤리 비판은 비판대로 하고 질책을 제시하면 되지, 그것과 취재제한은 다른 문제 아니냐', '잘못 보도하면 무조건 취재제한 할 것이냐'고 묻자 양 수석대변인은 “언론이 잘못 보도하면 무조건 그렇게 제한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다”며 “MBC에도 사과할 기회를 충분히 드리고, 요청도 드렸는런데 MBC 쪽에서는 사과를 하지 않다”고 답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대통령실의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이 부당한 취재제한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그러다 양 수석대변인이 “이 부분에 대해 기자님과 논쟁을 해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변을 피하려 하자 기자가 “논쟁을 해야 할 거면 해야지, 왜 논쟁을 안하느냐, 언론계에서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왜 논쟁을 안하느냐. 그래야 설득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취재를 거부하는 게 정당한 거냐'고 묻자 양 수석대변인은 “취재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데 대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씀드렸고, 그 다음에 MBC에 취재를 제한한 적이 없다. 대통령이 탑승만 제한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가 “대통령(전용기) 안에도 취재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기내 간담회를 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접촉할 수 있기도 하고, 그게 다 취재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이런 보도나 문제가 있는 매체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권력을 활용해서 특정한 이유없이 대통령 취재 접근권을 제한할 것인지, 이게 과연 정당하다고 얘기하는 것이냐”고 질의하자 양 수석대변인은 “과거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자 양 수석대변인은 “김영삼 정부 시절, 동아일보 기자가 취재 탑승을 못했고, 노무현 정부 때에도 기자실을 폐쇄했던 일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실 폐쇄의 경우 정확한 사실이 아니며, 당시에도 취재접근권을 제한하려고 했기 때문에 기자들이 반발했던 것이고, 부당한 행위를 왜 자꾸 하려느냐'고 질의하자 양 수석대변인은 “부당한 걸 하려는 게 아니라 과거에 그런일이 있었다는 걸 말씀드리지 않느냐”고 답했다. '과거에 잘못된 일이 있으면 지금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양 수석대변인은 “제 입장을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언론재갈법이 부당하다 얘기했는데, 언론재갈법은 잘못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하는) 취재제한은 괜찮은거냐'는 기자 질의에 양 수석대변인은 “취재제한을 말씀드린게 아니지 않느냐”며 “와서 취재할 권한을 드린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탑승해서 그(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취재할 수 있는 기회는 막은 것 아니냐'고 반론하자 양 수석대변인은 언론책임론을 제시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저희가 언론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언론은 사실을 왜곡하고 바꾸는 자유를 드린 적이 없다', '국민들은 제대로된 사실 자체를 듣고 싶어한다'는 것”이라며 “저희는 그 부분의 말씀을 드렸고, 당 입장을 말씀드렸고, 기자는 기자의 생각을 얘기했는데, 여기서 논쟁을 하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기자는 “논쟁의 여지가 있으니 말하는 것”, “MBC 만이 아니라 그게(보도가) 사실 왜곡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느냐”고 질의했으나 양 수석대변인은 “여기까지 하자”고 한 채 답변없이 자리를 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대통령실의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이 부당한 취재제한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앞서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에 “언론인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취재의 편의상 제공하는 것”이라며 “전용기 탑승 제한이 취재의 제한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유 침해', '언론 탄압' 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MBC가 '바이든' 보도 후 50일이 지났으나 바로잡을 의지나 노력도 없고 오히려 화면조작까지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성 없는 전쟁터인 국익의 각축장 순방 현장에서 다시금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통령실의 불가피하고도 최소한의 조치”라며 “국익을 훼손한 것도 모자라 취재 윤리를 위반한 언론사에 취재의 편의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양 수석대변인은 “그런 법안이야말로 언론 자유의 핵심을 침해하는 것 아닌가”라며 “언론자유를 앞장서 탄압했던 민주당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MBC에 노골적 편들기를 하며 되레 언론탄압 운운하니 내로남불이 끝이 없다”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어떤 정부도 잘못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의 가짜뉴스는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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