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보던 점이 생겼네?" 피부암 아닌지 의심해봐야 [헬시타임]

안경진 기자 2022. 11. 10. 17: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9년 피부암 7174건 발생···전체 암의 3% 육박
서양인에 흔했지만 고령화로 전 세계 발병률 증가세
악성 흑색종, 손·발가락에 빈발···발바닥·얼굴에 생기기도
경계 불규칙하고 비대칭적 형태···완전절제로 재발 방지해야
피부암을 예방하려면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습관화하고 자외선 노출을 줄여야 한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최근 "점 빼러 같이 가자"는 친구의 말에 피부과를 찾았다가 피부암을 발견하고 무사히 치료받은 중국인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됐다. 주로 서양인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진 피부암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만9459명으로 4년 전보다 40%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자외선이 누적돼 피부암 발생이 늘어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권순효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피부암 치료와 예방법을 살펴봤다.

◇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 피부암 발병 원인···기저세포암이 가장 흔해

자외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은 유전자 정보가 담겨 있는 DNA에 손상을 입혀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특히 자외선A와 B가 피부암 발생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자외선B는 직접 DNA의 변성을 일으키고, 자외선A는 활성산소를 생성해 피부노화 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DNA를 손상시켜 발암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피부암을 예방하려면 자외선 노출을 줄여야 한다. 파장이 긴 자외선A는 흐린 날에도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외출 시에는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습관화 하는 것이 좋다. 피부암 조기발견을 위해선 피부에 궤양 같은 점이 있는지, 발바닥이나 손톱 같이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에 검은 점이 생겼는지 등 항상 자신의 피부에 관심을 이는 것도 중요하다.

◇ 전이 잘되는 악성 흑색종, 손·발가락이나 발바닥에도 잘 생겨

피부암도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뉜다. 악성 종양 중에선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이 약 85%, 악성 흑색종이 약 10%를 차지해 가장 흔하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 전이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다. 반면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전이율이 낮아 생존율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피부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악성흑색종이 63.9%로 가장 낮고, 기저세포암이 103.3%, 편평세포암이 89.3%로 집계됐다.

기저세포암은 주로 얼굴의 코나 뺨 등에 많이 생긴다. 100명 중 20~30명은 두피와 같이 얼굴이 아닌 다른 부위에 기저세포암이 생기기도 한다. 주로 고령자에게 발생하지만 때론 50대에서도 나타나 특정하기 어렵다. 편평세포암은 얼굴과 손등, 팔, 아랫입술, 귓바퀴 등에 잘 생기고 결절판, 사마귀, 궤양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반면 흑색종은 손?발가락이나 발바닥?얼굴?등?정강이 등에 잘 침범한다. 특히 손톱 아래에 생길 경우, 손톱에 세로로 까만 줄이 나타나고, 30~40대에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점과 모양이 비슷? 비대칭에 경계도 불규칙해

환자들 중에는 지루각화증, 즉 검버섯을 피부암으로 오인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일반적인 점과 확연히 다르다. 종양 부위가 움푹 패인다거나 피가 나거나 진물이 나는 등 궤양처럼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만약 이러한 궤양이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크기가 커지거나 자세히 보면 잿빛 푸른빛을 띠기도 하는데, 만약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제거한 뒤 재발했다면 피부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악성 흑색종은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과 유사해 보이는데 병변이 대칭적이지 않고, 경계가 불규칙한 것이 특징이다. 색깔이 다양하고 직경이 0.6㎝ 이상인 경우, 또 점이 있는 부위가 가렵고, 헐면 흑색종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래의 모양에서 더 커지거나 또 다른 점이 생긴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 재발 방지 위해 완전 절제와 피부재건도 중요

피부암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병리과에서 1차적으로 조직을 확인하고, 피부과 전문의가 추가적으로 조직을 확인해 피부암의 조직학적 아형과 침범 깊이 등을 추가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수술로 암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 절제하되, 미용?기능적으로 완벽하게 피부를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로 태우는 소작술이나 소파술, 냉동치료, 방사선치료, 이미퀴모드 연고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악성 흑색종은 수술 외에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등이 동원되는데, 종양 두께가 1㎜ 이상 일 땐 전이 가능성을 고려해 주위 림프절을 함께 떼어내거나 항암제를 쓰기도 한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