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웃기고 있네' 필담논란 퇴장시켰다며 주호영 공격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쓴 모습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데일리 제공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0일 원내대표이자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을 "걱정이 된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실 국정감사 현장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내용의 필담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주장이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필담 때문에 (두 수석을) 두 번을 일으켜 세워서 사과를 시키며 벌을 두 번 주고서도 퇴장을 시켰다"면서 "(야당과) 협치는 좋은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강기정 정무수석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우리한테 '소설 쓰시네'라고 했지만 사과나 퇴장을 했느냐"며 과거 부적절한 상황에 기준을 맞춰 여당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윤창원 기자

장 의원은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감정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것은 소수 여당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는 것이었는데, 지금 드러난 것을 보면 걱정이 된다"고도 말했다. 원내 사령탑을 맡고 있는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까지 직격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당주류 친윤계에서 일관되게 읽히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수석을 퇴장까지 시키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의원 역시 "대통령실을 대표하는 인사들에 대해 그렇게 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주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로 안정적 리더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들어 당주류 친윤계를 중심으로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주 원내대표가 핼러윈 참사 등의 이슈에서 공세를 퍼붓고 있는 야당을 상대로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 본인은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원만한 회의진행 등을 고려해 결정했던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원내 지도부 사이에서는 "원내대표는 야당을 어르고 설득하면서 법안이라는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자리인데, 무조건 결기만 보여주며 싸우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회의 퇴장 조치와 관련해서 주 원내대표는 김은혜 수석과 사전에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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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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