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한국에서만 클립·VOD 중단 예고에 "한국 트위치는 끝났다" 우려
클립 제한, 방송인에 치명적... "철수 수순" 관측도
플랫폼별 시청자 특성 달라 바로 이동은 쉽지 않을 듯
한국에서 아프리카TV, 유튜브의 라이브 방송과 더불어 주요 실시간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활용되던 트위치가 12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저장된 과거 방송 재생(VOD) 및 클립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 결정은 한국에서 접속하는 스트리머(트위치가 개인 방송인을 일컫는 표현) 및 이용자에 한정된다.
트위치 발표에 따르면, 12월 13일부터 한국 이용자는 트위치 방송의 저장된 과거 방송과 클립을 볼 수 없게 된다. 해외 이용자의 경우에는 내년 특정 시점 이전까지는 한국 스트리머의 저장된 과거 방송과 클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년 특정 시점 이후로는 한국에서 방송하는 스트리머의 방송은 트위치가 저장하지도 않고 클립도 남길 수 없게 된다.
트위치는 이번 조치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대신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만 밝혔다. 이유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부과 입법 논쟁, 한국 시장의 수익성 부재, 저작권 보호 정책 집행의 어려움 등이 거론된다. 트위치는 이미 지난 9월부터 국내 방송의 최대 화질을 1080p(풀HD)에서 720p(HD)로 낮춘 터다.
'클립' 서비스 중단, 한국 트위치 스트리머 성장에 치명적
국내외 이용자들 사이에선 극단적으로 "트위치가 한국 사업을 철수하는 수순"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트위치의 클립 기능이 사실상 트위치에서 방송을 홍보하고 성장시키는 핵심 요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트위치의 기능 중 하나에 대한 접근권을 잃게 되면 한국 스트리머들은 해외 방송인 대비 성장세에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클립'이란, 스트리머가 실시간 방송을 하는 동안, 혹은 과거의 방송분에서 일부분만 따서 만들어낸 짧은 영상을 말한다. 스트리머뿐 아니라 방송을 보는 누구나, 혹은 저장된 과거 방송분을 보는 누구나 손쉽게 트위치 자체로 내장된 '클립' 기능을 활용해 영상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클립은 스트리머 혹은 시청자가 방송의 내용 일부를 별도 영상으로 저장해 공유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으며, 트위치에서 방송하는 스트리머의 영상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 퍼져나가는 데 도움이 돼 왔다. 트위치 내에서도 조회수가 높은 클립을 방송 카테고리(분류)별로 찾아보고 시청자가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또 클립 중 일부는 트위치 자체 제공이 아닌 서드파티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방송에서 재생할 수 있어, 방송인과 시청자 간 소통의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되기도 했다.
'스트리머 엑소더스' 임박?
업계에선 이번 트위치의 조치로 인해 한국 거주 방송인 한정으로 트위치에 독점계약으로 묶여 있거나 그와 관계없이 트위치에서만 방송하던 방송인들이 타 플랫폼으로 병행 송출을 결정하거나 대거 이탈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결정은 화질 제한 수준을 넘어 트위치에서 이용할 수 있던 기능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데다 해외 스트리머나 시청자와의 차별 논란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동이 곧바로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트위치는 시청자와의 대화나 일상 활동이 중심인 아프리카TV, 시사 관련 실시간 방송이 강한 유튜브 라이브와 구별되는 게이머 중심의 방송과 시청자층이 몰려 있다. 또 트위치는 여타 플랫폼과 달리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 외 시청자들과의 연결성이 높다. 실제 해외 시청자가 많이 보는 한국 방송인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한꺼번에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은 지난 10월 발행한 보고서에서 "9월 트위치의 한국 이용자 대상 서비스 화질 저하로 인해 아프리카TV에 방송인과 시청자가 유입될 여지가 있으나, 당장의 유입세는 미미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트위치의 발표 당일인 10일 아프리카TV 주가는 전일 대비 18.4% 올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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