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F 돈 못구해 주춤하자

오대석 2022. 11.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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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실탄' 두둑한 외국계 독주
"한국기업 싼값에 사들일 기회"
달러강세 효과 톡톡히 누리며
대형 M&A 계약 잇달아 따내

M&A 시장 한파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자금 조달에 고전하는 동안 달러화 조달이 가능한 외국계 PEF 운용사들이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소폭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한 '킹달러' 덕에 훨씬 더 싼값에 한국 기업 '쇼핑'이 가능했던 셈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형 M&A시장에서 해외 PEF 운용사들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가 7700억원에 국내 폐기물 처리 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를 완료했다. 캐나다계인 브룩필드자산운용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생산설비 인수를 위한 잔금 납입을 마쳤다. 인수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형 M&A 거래에 국내 PEF 운용사들은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외국계 PEF 운용사들이 대형 거래에서 강세를 보이더니 하반기로 오면서 거의 독식에 가까운 상황이 됐다"며 "국내 PEF 중 상당수는 자금 경색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도 많다"고 전했다.

국내외 PEF 간 성적을 가른 가장 큰 원인은 환율이다.

올 들어 달러당 원화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국내 원매자들의 '아웃바운드(해외 M&A)' 거래에 대한 장벽은 크게 높아졌다. 반면 다국적 PEF 운용사들과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은 한국시장에서 환율 차에 따른 '바겐세일'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 국내 PEF 운용사 관계자는 "달러화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해외 PEF는 그만큼 원화로 이뤄지는 국내 M&A 입찰에서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할 여력이 커진 반면, 토종 PEF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며 "해외 거대 자산운용사 중 상당수는 알짜 매물이 싼값에 나올 때를 겨냥해 실탄을 장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예 해외 투자자만 집중 공략하는 경우도 있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솔루스첨단소재의 자회사 솔루스바이오텍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해외 SI를 중심으로 마케팅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예비입찰에는 벨기에 화학소재 기업 솔베이, 독일 특수화학 전문기업 에보니크를 비롯해 미국·유럽의 글로벌 화학·바이오사, 코스메틱 기업 등 1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원화 약세에 더해 중국의 투자 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해외 자본의 아시아 지역 투자 수요 중 일부가 한국으로 몰리고 있어 기존에 한국 시장에 사무소를 내지 않았던 해외 PEF 운용사들이 한국에 거점을 설치하는 등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M&A 시장에서 '빅 딜'은 해외 운용사들이 독식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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