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소송 가능성에 … 이복현 "현명한 판단 기대"

"금융시장 급변…협조할 시기"

금융위원회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내린 중징계에 반발해 우리금융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당사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시중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기관들과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현황 점검'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소송이 제기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긴밀히 협조해야 하는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금융 측이 당국 결정에 불복하고 갈등 양상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 원장은 "(금융위 위원 중에) 이번 사건이 가벼운 사건이라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했던 분은 없다"며 "일선 창구에서 일어난 일을 어떻게 본부에서 아느냐는 주장이 있는데, 본건은 일선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데도 고의로 벌어진 심각한 소비자 권익 손상 사건"이라고 말했다.

정권 차원에서 우리금융 인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는 금융권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는 의혹을 일축했다. 이 원장은 "정치적 외압이나 이해관계에 따른 외압에 대응하는 것은 (제가) 20여 년간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야"라며 "금융회사의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자율성 존중 원칙을 훼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무조건 막아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시장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사 등에 대해서는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추구한) 금융기관에는 저희가 유동성 지원 과정에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