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경주, 원전·미래차 품은 과학도시로
6500억 투입해 2025년 문열어
벌써부터 225개사 입주 '노크'
완공땐 국가산단 유치 나설듯
영천·포항과 미래차 협력도
현재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일원 220만㎡ 용지에선 국내 최대 원자력 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기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다. 경주 문무대왕릉에서 5㎞가량 떨어진 곳이다. 국비 2700억원, 민자 2420억원 등 총 사업비 6500억원이 투입되며 202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원자력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와 원전 관련 기업이 대거 입주한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미 225개 원전 관련 기업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핵심 역할은 국내 유일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국책 연구다. SMR는 대용량 원자로에 비해 열 출력 규모가 작고 동일 원자로를 복제해 모듈 개념으로 건설할 수 있다. 안전성이 매우 높아 차세대 원자로로 꼽힌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완공되면 곧바로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라 천년 고도 경주가 역사관광도시에서 벗어나 과학산업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원전 산업을 필두로 미래차 등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산업 구조 전환에 대응하면서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10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월성원전, 중저준위방폐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전의 설계-건설-운영-해체-처분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사이클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반 시설을 토대로 경주시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분야가 SMR 산업이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SMR 산업의 규모는 2035년 6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MR는 세계 20여 개국에서 71종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도 원전 수출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차세대 SMR 개발 등 미래 원전 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만큼 경주시는 SMR 선도 도시가 되겠다는 각오다. 경주시는 SMR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타당성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주 시장은 "경주는 원전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시설이 전국에서 최고로 잘 갖춰져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경주는 미래차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주에 있는 자동차 부품 기업은 760곳으로 경북도 23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다. 이는 경북도 내 전체 자동차 부품 기업의 65%를 차지하는 규모다. 하지만 경주는 기업만 있을 뿐 그동안 연구개발 시설 등이 없어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주시는 최근 국비 지원 등을 통한 연구개발 시설을 대거 확보하면서 미래차 산업 전환의 초석을 놨다. 경주 외동 구어2산단에는 290억원을 들여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가공센터'가 건립 중이며 '탄소 소재부품 리사이클링센터'도 내년 12월 완공된다. 이를 기반으로 경주는 영천·포항과 연계해 미래차 혁신 클러스터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경주 명계3일반산단 8만㎡ 용지에 2024년까지 948억원을 투자해 영남권 통합물류센터를 짓는다. 경주 외동과 냉천, 경산 등 기존 영남 지역 3개 거점을 통합한 대형 물류센터다. 이곳에서는 전기차 수요 증가 등 미래차 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내 차량용 부품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경주는 전기이륜차 생산거점 기지가 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423억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이륜차 전동 기술 연구와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통합관제 허브센터'를 구축해 배터리 공유 실증 사업도 추진한다.
주 시장은 "경주는 문화관광 기반에 미래차와 원전 산업을 활용해 정부의 산업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며 "경주가 미래 과학산업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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