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기자단, 'MBC 배제'에 "강한 유감"…보이콧은 부결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2022. 11.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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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1.10.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기자단(이하 출입기자단)이 MBC 취재진에 대한 공군 1호기 탑승 배제 조치에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다만 순방 취재 거부 등 보이콧으로 대응하는 방안은 논의됐으나 부결됐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로 전체 출입기자단에 큰 혼란을 초래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입기자단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라며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드리드=뉴시스] 전신 기자 = 첫 해외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7.01.

출입기자단은 전날 밤 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조치가 확정되자 이날 오전 1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단 총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의견이 오고 갔고 입장문을 내는 것으로 정리됐다. 일부 매체는 MBC와 같이 1호기를 탑승하지 않고 민항기로 11일부터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취재하기로 했다.

논의 과정에서 순방 일정 일부 취재 거부를 비롯해 보이콧 방안도 거론됐지만 적지 않은 매체의 반대로 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MBC 취재진 탑승 불허에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에) 기자 여러분께도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온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MBC의 보도 행태가 국익에 배치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실을 비판했다고 해서 이런 조치 취한 게 아님을 여러분들이 잘 알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얼마든지 언론의 비판을 듣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 문제는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짜뉴스가 만연하면 오히려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이 공격받고 위협받는다"며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강력 대응하고 퇴출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역대 정부에서 있었던 취재 제한이나 출입 정지나 기자실 폐쇄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다"며 "취재를 허용하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취재편의를 제공하는 게 옳으냐 고민 속에서 취한 조치임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오타와=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오타와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2.09.24.

대통령실은 전날 MBC 출입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여기에 MBC 측은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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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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