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용산구청장 집 주변 CCTV 보니···"밤샘근무"는 거짓

이건율 기자 2022. 11. 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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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자 중 한 명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행적을 쫓고 있다.

서울경제는 박 구청장 자택 인근에 위치한 다수의 CCTV를 확보해 박 구청장의 행적을 확인했다.

다만 본지가 입수한 CCTV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10월 30일 오전 5시 38분 귀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CCTV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귀가한 지 약 3시간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8시 49분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함께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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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참사 행적' 팩트체크
☞"사고전 두차례 순찰했다"
순찰 아닌 귀갓길에 주변 지나가
☞"주민 문자받고 현장으로"
10시51분 문자→8분후 현장 도착
서울경제가 10일 확인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자택 인근 CCTV 화면.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8시 22분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함께 귀가하고 있다. 사진 제공=독자
[서울경제]

경찰이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자 중 한 명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행적을 쫓고 있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던 박 구청장의 행적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성립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는 박 구청장 자택 인근에 위치한 다수의 CCTV를 확보해 박 구청장의 행적을 확인했다.

①참사 이전 두 차례 순찰 주장은 ‘거짓’=앞서 용산구청은 박 구청장이 참사가 발생하기 전인 10월 29일 오후 8시 20분과 9시 30분에 이태원 ‘퀴논길’을 두 차례 순찰했다고 주장했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골목에서 180m가량 떨어진 곳으로 당일 많은 인파가 밀집했다.

그러나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 구청장이 실시했다는 ‘8시 20분 순찰’은 단순 귀갓길이었다.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의령군을 방문했던 박 구청장은 당일 오후 8시 20분께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 도착했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박 구청장이 집 인근 CCTV에 모습을 드러낸 시각 역시 오후 8시 22분이다. 귀가한 박 구청장은 이후 자신의 자택 밖 어느 곳으로도 나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구청장 측은 오후 9시 30분 순찰을 했다는 초기 주장에 대해 “기억에 혼선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10월 29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귀갓길 동선을 재구성한 지도. 김남명 기자

②“주민 문자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나갔다”는 ‘진실’=용산구청은 박 구청장이 오후 10시 51분께 이태원 상인연합회로부터 현장 상황을 문자메시지로 전달 받고 참사 현장으로 곧바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의 주장에 따르면 그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문자메시지 수신 8분 뒤인 10시 59분이다.

본지가 확보한 CCTV에는 박 구청장이 자신의 자택 지하 1층에 있는 출입문으로 나와 현장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박 구청장이 현장으로 향한 경로는 계단이 있고 경사가 가팔라 평소 구청장이 자주 이용하지 않던 길이다. 이날은 현장에 최대한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 가장 빠른 경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CCTV에서 박 구청장이 자택 인근 계단을 오른 시각은 10월 29일 10시 55분이다. 해당 지점에서 현장까지 도보로 4분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오후 10시 59분에 현장에 도착했다는 박 구청장의 설명은 사실로 확인된다.

10일 서울경제가 확인한 서울 용산구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자택 인근 CCTV 화면. 10월 30일 오전 8시 50분 박 구청장이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함께 집을 나서고 있다. 사진 제공=독자

③“용산구청장 다음 날까지 밤샘 근무했다”는 ‘거짓’=용산구청과 용산구 일부 직원들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10월 30일 오전까지 밤새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3시 직원의 50%에게 동원 명령을 하달하고 오전 7시 30분까지도 다목적 체육관의 소독을 지시하는 등 사고 수습을 위해 잠도 자지 않고 근무했다는 설명이다. 용산구청의 한 직원은 “아침에는 전 직원이 출근해 사고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라며 “용산구청장이 퇴근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침까지 지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5시 38분에 홀로 귀가하고 있다. 사진 제공=독자

다만 본지가 입수한 CCTV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10월 30일 오전 5시 38분 귀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소방 무전 기록에 따르면 박 구청장이 퇴근한 때는 소방 대응 3단계가 유지되고 있던 상황으로 현장은 구조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소방 대응 3단계는 초대형 재난에 발령되는 최고 수위로 6개 이상 소방서의 대응이 필요할 때 발령한다. 지난달 29일 저녁부터 30일 오전 6시 35분까지 소방 주체로 열린 상황판단회의에도 박 구청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CTV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귀가한 지 약 3시간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8시 49분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함께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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