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도난마’ 이상일 LTE 행정…전국 나비효과 될까

2022. 11. 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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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일 기흥구 15개 동장들과 티타임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용인)=박정규 기자]쾌도난마( 快刀亂麻 )는 어지럽게 얽힌 삼베를 한 칼에 잘라버린다는 듯으로 문제를 명확하면서도 빠른 시간에 해결하는 모습을 일컫는다. 이상일 용인시장의 행정은 쾌도난마 행정으로 유명하다. 지자체장의 관습인 즉답을 피하지않고 오히려 즉답을 해준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일 기흥구 15개 동장과 티타임을 겸해 동별 건의사항을 듣고 바로 정책을 경정해 참석자들이 감탄했다.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평소 간부공무원 회의에 참석해서 봤겠지만, 회의를 길게 하는 걸 싫어한다”고 언급한 이 시장은 동장들로부터 다양한 현안과 건의사항을 듣고 즉석에서 담당 부서에 신속한 조치를 지시했다.

김숙영 동백1동장이 “근린공원의 시설이 좋아지면서 시민들이 공원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데 공공와이파이 존이 없어 애로를 호소한다. 새물공원과 내꽃공원부터 와이파이존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큰 비용부담이 없는 것 같다. 당장 설치하자”고 화답했다.

조성완 동백2동장이 “동백지구 내 농구장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커서 농구장을 하나 만들기로 결정은 됐는데 조속한 설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이 시장은 행정절차의 지연 없이 계획대로 착공하라고 지시했다.

권선숙 보정동장은 “최근 보정동 행정복지센터에 침수피해가 있었지만 전문가가 없어서 상황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38개 읍·면·동 모두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구청별로 어디에 연락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이 시장은 이외에도 “보정종합복지회관은 물론 동 행정복지센터 신축공사 등 공공청사의 착공 지연은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지연된 사업은 최종 확정된 일정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20건의 동 건의사항을 듣고 업무지시를 마친 이 시장은 자유토론을 제안, 즉석에서 통 큰 결정을 하기도 했다.

이정숙 동백3동 동장이 용인 세브란스 병원 인근 실버 아파트인 스프링카운티 보도육교에 비가림 차양막을 설치하면 어르신들의 겨울철 안전보행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자, 즉석에서 “오래 걸릴 공사는 아닌 것 같다. 올 겨울을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적극 추진을 지시했다.

한 동장은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됐다. 이야말로 ‘소통의 힘’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이 시장은 “취임 초기 38개 읍·면·동을 다니며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던 터라 읍·면·동장들의 건의사항에 대해 이해가 빨리 됐다”면서도 “내 성격이 그렇다. 빈 말을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안 되는 걸 된다고 할 수가 없었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장들은 “시민들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운해했지만, 시장 소관이 아닌 일에 대해서 호언장담하기 보다 솔직히 말해 준 시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더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용인시가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며 환경도시 선언식을 하고 서약서를 쓰기도 했지만, 시청사 운영에는 이런 노력이 덜 보인다. 각 구청과 동 행정복지센터도 관심을 가져달라. 전기료 10~20%는 줄여 보자”고 말했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서 용인에서는 유관기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수능도 특례시가 돼 보자는 다짐으로 유관기관과 만났다”며 “각 동에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38개 읍·면·동장과의 티타임은 오는 18일 수지구 11개 읍·면·동장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며 매달 정례화한다. 이 시장은 내년 초부터는 동별 유관기관장들과의 오찬을 겸한 소통을 계획중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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