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교착 상태에 빠지면 경제에 타격 줄 수도"

권성근 기자 2022. 11. 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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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문가 "원활한 재정지출 어려워질 수도"
공화·민주 대립시 디폴프 가능성 높아져

[미시시피=AP/뉴시스] 한 유권자가 8일(현지시간) 미시시피 잭슨의 소방서에서 2022년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2022.11.09.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당초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화당의 기대와 달리 여러 경합 지역에서 박빙 승부가 벌어졌다. 공화당은 4년 만에 하원 다수당을 탈환했지만, 큰 격차는 없었고 상원의 경우 예측 불허 상황으로 전개됐다.

만약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면 의회는 교착 상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당 노선에 맞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부채한도 증액 등 재정지출 확대 논의에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2 중간선거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다음과 같다.

재정지출 축소

공화당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이 내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중간선거 과정에서 부각시켰다. 공화당은 미 의회를 장악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지목된 연방정부 지출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상하원을 장악한다면 관대하다고 판단되는 재정지출을 줄이라고 민주당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화당 지도부는 당 내 보수파 의원들이 초당적 합의에 반대할 경우 이를 밑어붙이기가 어려울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티펠의 전략가 브라이언 가드너는 "하원의 과반수는 어느 정당이 되든 10석 또는 그 이하가 될 것이기 때문에 통치가 큰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중간선거는 본질적으로 의회 교착 상태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채무 불이행 가능성 높아져

공화당 일부 의원들과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정권에서 당 지도자들에게 부채 한도를 재정 지출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공화당 지도자들은 미국이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부채 한도 증액 협상 과정에서 보수 강경파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 의회는 이미 2011년과 2013년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벼랑 끝 대치를 벌여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금융시장은 혼란을 겪었다. 미 경제침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채무 불이행은 미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다.

미 경기침체 빠져도 마땅한 대책 없어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에 대해 "아직 모든 결과를 알지는 못하지만 '거대한 붉은 물결(공화당 압승)'은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선 도전과 관련해 "서두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2022.11.10.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더라도 미국 경기를 부양할 마땅할 수단이 없을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의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비판했기 때문에 또 다른 경제 지원책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화당으로서는 또 경기침체에 대한 책임을 바이든과 민주당 탓으로 돌리면 향후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가드너는 "만약 미국이 2023년 경기침체에 돌입하면 분열된 의회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주요 기관이 되는 경기 부양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연방대법관을 비롯한 고위직 인준 권한을 갖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초당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하도록 바이든을 압박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후반기 상원이 공화당을 장악했을 때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을 주요 보직에 앉히도록 압박을 가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미 재무부와 연준 그리고 다른 금융규제 기관에서 공석이 발생할 때 누구를 앉힐지를 놓고 기 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바이든의 경제 어젠다를 실행하는 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이안 카츠 상무이사는 "공화당이 상원에서 승리하거나 50대 50을 유지하더라도 진보진영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의 인준을 받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규제 기관에 대한 감독 강화

공화당이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하면 연방규제 기관들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위원회로부터 강도 높은 감독과 정치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지명자가 주도한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에 대한 관심 확대, 상장 기업의 공시 확대, 암호 화폐 감시 강화 노력에 격렬히 반대해왔다.

카츠는 "공화당 의원들은 서한, 소환장, 증언 요청 등으로 규제 당국을 때릴 것"이라며 "제출할 서류가 많아지면 연방기관들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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