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 Entrepreneur Of The Year] 경영 악조건 속에도 … 지속 성장·사회적 책임 다 잡았다

김명환 2022. 11.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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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EY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이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수상자인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라이징 스타상),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소셜엔터프라이즈상), 곽재선 KG그룹 회장(마스터상), 김재경 인탑스 회장(패밀리비즈니스상), 윤영미 하이랜드푸드 대표(여성기업가상·왼쪽부터)가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10일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제16회 EY 최우수 기업가상(EY Entrepreneur Of The Year)' 시상식을 열고 정보통신 기기 부품 제조업체 인탑스 창업자 김재경 회장 등에게 상을 수여했다.

EY 최우수 기업가상은 뛰어난 리더십을 통해 사업의 성장을 이룬 기업인들에게 EY가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1986년 미국에서 시작됐고,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개최됐다.

EY한영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심사위원단이 기업가적 정신, 영향력, 목표 지향, 성장 등 4가지 평가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해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를 이어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어온 기업가들에게 주어지는 패밀리 비즈니스 부문 상에는 정보통신 기기 부품 제조업체 인탑스의 창업자 김재경 회장과 그의 아들 김근하 대표가 선정됐다.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성장한 인탑스는 2세 경영인 김 대표의 합류를 계기로 자체 디자인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로봇으로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가족경영 체제의 긍정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인탑스는 제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창업환경과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페이퍼 프로그램'과 CMF(Color·Material·Finishing, 색상·소재·마감) 플랫폼인 '히다랩'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출기 두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삼성전자 휴대폰 부품을 만들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중국과 베트남에도 진출했고,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다양한 영역에서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기업과 오래도록 거래할 수 있던 비결에 대해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나로서도 생각해본다"며 "지금 당장 내가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상대방에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는 마음(이 비결)"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을 경영하기가 몹시 어렵다. 그래서 항상 세심하게 모든 것을 살펴봐야 한다"며 "헌신적으로 내 것을 먼저 내어주면 결국 상대방도 좋은 일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인탑스는 외관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며 "회장님과 선배님들이 30~40년간 축적해온 기술과 노하우에 디자인 요소를 추가하고 최근에는 완제품 조립으로까지 확장했다"며 "이제는 인탑스를 '제조 플랫폼'으로 만들어 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조 플랫폼으로서 출발점이 바로 '히다랩'"이라고 전했다.

산업 부문에 수여하는 마스터상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에게 돌아갔다. 곽 회장은 건설 플랜트 업체인 세일기공을 설립한 뒤 비료 업체 경기화학을 인수했다. 이를 시작으로 철강, 화학, 친환경·에너지, IT, 컨설팅, 교육, 미디어, 레저, F&B 등 분야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

단기간 내에 뛰어난 재무성과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기업가에게 수여되는 라이징 스타 부문은 김용현·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에게 수여됐다.

당근마켓은 국내 최초로 거주 지역 GPS 인증을 기반으로 이른바 '하이퍼 로컬(지역 밀착)'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 지역 공동체와 이웃 간 유대 관계를 높였다. 또 중고거래 활성화를 통해 자원 재사용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나눔과 자원 순환을 장려하는 등 ESG 사업 모델의 표본이 됐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운영하는 여성 기업가에게 수여하는 여성기업가 부문은 윤영미 하이랜드푸드 대표가 받았다. 양질의 축산물을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국내에 유통하는 육류 전문 식품 기업 하이랜드푸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좋은 고기를 즐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기치 아래 대한민국의 식량 안보 및 물가 안정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에는 경제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에 집중하는 기업에 수여하는 소셜 엔터프라이즈 부문 상이 신설된 것이 특징이다. 해당 부문에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가 선정됐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을 추구해 250명이 넘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박용근 EY한영 대표이사는 이날 시상식에서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과감한 역발상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기업가들의 사례들이 불확실성 가득한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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