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침수차 급증해 車 보험료 인하 못 한다더니… 3분기 실적 ‘사상 최대’
지난 8월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침수차량이 급증했다는 이유로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했던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화재를 포함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모두 연간 사상 최대 규모 실적을 달성했다.
◇ ‘4대 손보사’ 삼성·현대·DB·KB, 3분기 누적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 달성
삼성화재는 10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조3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조92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일회성 수익이었던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할 경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3.6%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1401억원의 특별배당금을 수령한 바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9% 늘어난 1조414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매출을 의미하는 원수보험료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작년보다 1.8% 늘어난 14조988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일반보험 15.4%, 자동차보험 1.0%, 장기보험 0.2%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날 현대해상은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4785억원을 기록,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7020억원으로 전년보다 23.1% 증가했다.
장기신계약을 포함한 일반, 장기, 자동차 전 분야에서 매출이 견조한 증가추세를 보이며 원수보험료도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B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누적 기준으로 8170억원으로 전년보다 2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조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11조 9217억원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했고, 3분기만 놓고봐서도 4조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이 밖에 지난달 23일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도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4% 급증한 5207억원을 기록,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손해율 개선과 일회성 이익(부동산 매각익 세후 약 157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일회성이익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도 KB손보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오는 1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메리츠화재도 호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에만 4640억원의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3분기 호실적 배경으로는 과잉 백내장 수술 청구 감소로 실손보험 등 장기위험손해율이 감소했고,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에서 선방했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사고 등으로 인해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 수치가 낮을 수록 보험사에 유리하다. 자동차 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80%를 밑돌면 손보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화재의 올해 1~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9%로 전년 동기 79.2%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현대해상의 3분기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로 0.9%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DB손보 자동자보험 손해율도 77.8%로, 전년(77.9%)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 침수차 피해 급증 이유로 車 보험료 추가 인하 막더니… ‘소비자 부담 외면’ 지적
앞서 손보업계는 지난 8월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보험사에 접수된 피해 차량이 2만대에 육박했다는 이유로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 요구에 난색을 보여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이미 손보사들이 재보험 가입을 통해 손실 위험을 방어해 올해 침수차 피해로 인한 손해액이 4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올해 4분기까지 연간 기준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올해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실제로 우려와 달리 보험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손보사들이 침수 피해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 완화를 외면한 채 수익을 얻는 데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7일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다시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손보업계에선 6개월 전과 비슷하게 1%대 초반대에서 인하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보험료 인하를 계획하던 시점부터 실제 인하율이 나오기까지 두 달 정도가 걸렸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쯤 보험료 인하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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