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노무현땐 기자실 대못"… 野 "尹, 뒤끝 작렬 소인배"

우제윤, 서동철 2022. 11.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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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機 MBC 탑승제한 공방
與 "편파·왜곡 방송 안돼"
MBC 출신 배현진 의원
"돈 많으니 민항기 지원해라"
野 "尹 비속어 반성 않고
치졸하게 언론향해 보복"
8개 언론단체 긴급 공동성명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이태원 참사로 중단됐다가 이날 13일 만에 재개됐다. <이승환 기자>

대통령실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대통령 전용기에 MBC 취재진 탑승을 제한해 불거진 논란이 정치권 여야 공방으로 옮겨갔다.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실 처분에 일제히 지원사격을 한 반면, 야당에서는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비대위 회의 후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제한에 대해 "언론인에게도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다른 언론에 피해를 줄 수 있고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자리를 떠났던 정 위원장은 다시 돌아와 언론통제라는 비판에 대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출입 금지시킨 적도 있고 노무현 대통령 때 기자실에 대못을 박은 일, 이런 게 언론탄압"이라고 말했다.

MBC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친정에 더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그간 숱한 왜곡, 편파 방송 등을 시정하고 재발을 방지해 달라는 요청을 일관되게 묵살해온 MBC 측에 정부가 고심 끝에 응답한 것으로 본다"며 "MBC가 자산이 많은 부자 회사이니 자사 취재진이 편안하게 민항기를 통해 순방 다녀오도록 잘 지원할 것이라 믿는다"고 적었다. 배 의원은 이와 함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MBC가 오디오·비디오 자료는 쓰지 않기로 한 언론사 간 합의를 깨고 스마트폰으로 몰래 녹화해 방송했다"며 "아주 기초적인 취재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깬 MBC 측에는 인수위와 타 언론사들 간 협의를 통해 일정한 페널티가 주어졌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자신이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반성은커녕 순방 전용기에 보도 언론사 탑승을 치졸하게 불허하는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까지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장섭 민주당 원내부대표도 "대통령실 치졸함의 극치"라며 "보도를 통제하면 어떤 국정도 숨길 수 있다는 독재 시절 언론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용기는 대통령 사유물이 아니고 국가 재산이며, 국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기자단 탑승을 허용하고 취재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치 보복을 중단하고 전용기 탑승 거부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대통령에게 듣기 싫은 소리 했다고 대통령 마음대로 특정 언론사를 배제하고 왕따를 시키고 그러면 못쓴다"며 "윤 대통령은 지난 순방에 민간인인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까지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MBC는 민주당에 유리한 편파·왜곡 방송을 해왔는데 이를 언론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민주당 의원의 의견을 들어 마치 과방위 전체 의견인 양 결론 내리는 데 유감을 표한다"고 가세했다.

언론단체들도 긴급 공동성명을 내고 "헌법이 규정한 언론 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공동성명에는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포함해 언론계 8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별도의 성명문을 통해 "(대통령실이) 권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막은 것은 언론 자유를 명백히 탄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전용기 이용비용은 각 언론사가 부담해 시혜가 아님에도 마치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특혜인 양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부정확한 사고를 지적한다"고 논평했다.

[우제윤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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