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美 레드웨이브'…원/달러 환율, 1370원대로 상승

유효송 기자 2022. 11. 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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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7원 상승한 1370.5원에 장을 시작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인 하락 전환은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라며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폭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50bp(1bp=0.01%포인트)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보이나 이후 시장 예상보다 높은 최종금리 수준이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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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간 선거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공화당 동료들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대한 경계감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예상밖 부진 등 때문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4.8원)보다 12.7원 오른 13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7원 상승한 1370.5원에 장을 시작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급락에 이은 반등이다.

이날 환율을 끌어올린 주재료는 위안화 가치 절하와 달러화 가치 반등이다. 9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72% 오른 110.328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일시적으로 '패리티(가치 등가)'가 붕괴됐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선 주요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89포인트(1.95%) 내린 3만2513.94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중간선거에서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둔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어느 당이 상원을 장악할 지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반등했다.

연방 상원의 경우 총 100석 중 공화당이 49석, 민주당이 48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에선 35석이 교체됐지만 다시 양당이 균형을 맞춘 셈이다. 승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원의원 자리 3곳 중 과반을 넘은 득표자가 없는 조지아주(州)에선 한 달 뒤 결선 투표를 거쳐 최종 승자가 정해질 전망이다. 하원에선 공화당이 다수당 탈환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감도 이날 환율 상승에 한몫했다. 다우존스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발표치가 전망치를 밑돌 경우 미국 통화정책 피봇(기조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며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전망치를 웃돌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다시 힘이 실린다.

중국의 코로나19(COVID-19)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크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은 중국 경제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전날 중국 광저우 지역의 코로나 확산세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 중국 당국은 지역주민들에게 최소 13일까지 봉쇄령을 지시했다. 제조업 도시인 광저우의 봉쇄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 앞서 중국은 최근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2년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7일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1년 전 대비 0.3% 감소했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2020년 5월(-3.3%) 이후 처음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인 하락 전환은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라며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폭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50bp(1bp=0.01%포인트)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보이나 이후 시장 예상보다 높은 최종금리 수준이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5%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며 "이 과정에서 이어지는 기업금융과 실물 지표의 부진은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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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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