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슈퍼카 킬러’ 기아 EV6 GT
기아 첫 전용 전기차(EV)인 EV6가 ‘슈퍼카 킬러’ 자리를 탐낸다. 500마력이 넘는 괴력과 3초대에 불과한 제로백(0→100km/h 도달시간) 성능을 갖춰 국산차 역사상 가장 빠른 ‘GT’로도 나와서다. EV6 GT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한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EV6보다 성능을 대폭 향상한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를 조합했다.
외관을 얼핏 보면 기존 EV6와 다를 게 없지만 다시 보면 시선을 잡아끄는 강렬함이 발산된다. GT 전용 21인치 휠과 강렬한 네온 컬러 캘리퍼 효과다. 여기에 전·후면부 범퍼에 수직적 조형을 더해 강인하고 역동적이다. 후면부 범퍼 하단에는 차량 하부 공기 흐름을 최적화해 가속을 돕는 디퓨저를 채택했다. 실내도 EV6와 전반적으로 같지만 고성능 엑센트를 적용했다. 문을 열면 스포츠 모델에 종종 적용하는 ‘D컷 스티어링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스티어링휠에는 누르는 순간 폭발하는 질주 성능을 발휘하는 GT 모드 버튼이 부착됐다. 헤드레스트와 한몸이 된 스웨이드 스포츠 버킷 시트도 고성능 감성을 말없이 알려준다. GT 모드 버튼과 시트에는 캘리퍼처럼 네온 컬러를 입혔다. EV6 GT는 77.4㎾h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복합주행거리는 342㎞다. 400V/800V 멀티 충전 시스템도 적용했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노멀 모드에서는 부드럽게 움직인다. 도로 상태를 알려줄 정도로 노면을 타고 서스펜션이 다소 딱딱하지만 승차감이 불편하지 않다. 바람소리도 잘 차단한다.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감속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감속을 맥스(MAX) 단계로 설정하면 회생 제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아울러 내리막길이나 지그재그 구간에서 페달을 밟을 필요없이 손가락만으로 차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치고 나간다. 앞차와 200m 이상 떨어진 뒤 GT모드 버튼을 누르자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부스트 기능을 사용한 것처럼 훅 치고 나간다. GT 모드는 EV6 GT의 폭발적인 가속성능과 역동적인 선회 및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모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댐퍼, e-LSD 등을 최적화한다. GT 모드에서 회생제동 사용을 극대화하는 RBM(Regenerative Braking Maximization) 기능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EV6 GT는 핸들링은 민첩하다. ‘전륜 스트럿링’ 및 ‘후륜 러기지 플로어 보강바’ 등 차체를 강화해서다. 랙 구동형 파워 스티어링(R-MDPS)과 가변 기어비(VGR) 기술을 통해 속도에 따른 조향 응답성도 우수하다. 미쉐린 GT 전용 퍼포먼스 타이어를 적용한 것도 조정 및 주행 안정성에 기여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7000만 원이 넘지만 시트와 스티어링휠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방향지시등도 매끄럽게 작동하지 않고 딱딱 걸려 손맛을 방해한다. 시승차는 7200만 원(개별소비세 3.5% 및 세제혜택 후 기준)이다. EV6 GT는 ‘포람페’(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타는 기분을 반값 이하에 제공한다. 첨단 디지털 편의사양은 포람페 부럽지 않다.
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 기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4호 (22.11.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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