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이모 때려 숨지게 한 조카에 '징역 20년' 구형

檢, 무차별 폭행 후 CCTV 삭제 등 죄질 불량…살해 고의성 있어
A씨 "살해 의사 없어" "잘못했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 호소

박사라 기자

지적장애가 있는 이모를 때려 숨지게 해 구속 기소된 30대 조카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허정훈)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A씨는 피해자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피해자 사망 후 경찰 조사가 시작될 게 무서워 모텔 CCTV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처음부터 살인 혐의를 부인한 점도 죄질이 나쁘다" 덧붙였다.  

또한 검찰은 A씨가 피해자가 사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그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점에서도 살해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A씨는 피해자가 게으르게 일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으며 여성이 맨손으로 때려서 살해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자가 (폭행 사건 이후) 누워있을 때 식사를 제공하고 마지막에 인공호흡까지 한 것은 살해의사가 없었음을 증명한다"며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점은 잘못했지만 범행이 발각될 게 무서워서 그런 거지 살해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복지법 위반은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정말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피해자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고 이모를 정말 사랑한다. 내 심장을 꺼내서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남은 인생 속죄하면서 평생 살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5월 17일 오후 9시쯤 전남 여수시 한 모텔에서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피해자 이모 B(60)씨를 수차례 폭행한 뒤 방치했다.

어머니가 입원해 혼자 모텔을 운영하던 A씨는 B씨에게 청소, 빨래 등을 시켰으며, B씨가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고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숨졌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이날 새벽 조카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1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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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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