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예산 ‘반토막’…인력난 우려
[앵커]
우리나라 청년고용률, OECD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임금이 높은 대기업으로 취업 지원이 몰리다보니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요.
정부가 내년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예산을 축소해 중소기업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경제의 활력을 이끌어가는 주체, 만 15세에서 29세 청년들입니다.
학교를 막 졸업하고 한창 취업 전선에 뛰어들죠.
지난달 청년 고용률을 볼까요.
46%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평균에 못미칩니다.
OECD는 그 이유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을 꼽았는데요.
임금이 높은 대기업 취직을 목표로 취업 준비 기간이 길다보니 고용률이 저조하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를 풀 청년 일자리 예산, 내년엔 어떻게 반영됐을까요?
이 청년은 한 IT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임금이 높은 직장을 알아보려다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보고 중소기업 취직으로 방향을 바꿨다는데요.
200만 원 정도 되는 월급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대안을 찾은 겁니다.
[홍상우/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자 : "이거를 신청해서 이제 하면 급여 문제는 그걸로 좀 충당이 된다 생각했고 우선 빨리 입사를 해서 경력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이 일정액을 내면 정부와 기업이 추가로 지원해 목돈을 만들어 주는 사업입니다.
만기가 되면 낸 돈의 네 배 정도를 돌려주는데 2년에 천2백만 원, 5년에 3천만 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중소기업 인력 유인책이죠.
5년 전부터 도입됐는데,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도와주고,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를 돕습니다.
그런데 내년 예산안엔 이 예산이 절반으로 깎였고, 지원 대상자 규모도 올해의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정부가 실시한 청년 정책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는데도 예산이 삭감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박충렬/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 : "기존 제도의 성과를 봤을 때 (예산 삭감은) 좀 문제점이 있고, 더 많은 청년 노동자가 이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고민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들이 없었다는 점이 좀 아쉬운 점입니다."]
여기에 출퇴근길이 먼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청년에게 주던 교통비 예산은 전액 삭감됐습니다.
[조하은/반월특수국가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근무 : "택시나 지하철, 버스 이용하기도 더 편해졌는데 이게 사라진다 하니까 적금을 줄여야 할지…."]
정부는 청년 고용률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지원 기업 규모와 업종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OECD는 OECD 평균에 못미치는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률을 더 높이는 게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예산 감축은 시기 상조라는 분석들이 나오는데요.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를 보면 공제에 가입한 청년의 평균 근속기간은 4년 3개월로 청년층 평균 재직 기간보다 2년 이상 길 정도로 정책 효과를 톡톡히 가져왔습니다.
새롭게 편성된 청년 예산이 있긴 합니다.
'청년도약계좌'라는 건데 3,500억 원 규모로 편성됐습니다.
한 달에 최대 70만 원씩 5년 동안 내면, 정부 보조금과 은행이자까지 더해 최대 5천만 원을 마련해준다는 겁니다.
목돈 마련이란 취지는 기존 정책과 비슷하지만, 지원 폭이 훨씬 줄어든데다, 중소기업만 해당되는 건 아니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라는 목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직접 지원은 줄이는 대신 민간 중심의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기 위해서 직업훈련 같은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인데요.
청년 일자리 문제의 주요 원인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에 있는 만큼 예산 축소로 발생할 중소기업 인력난을 어떻게 해결할지,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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