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1조6천억 이집트 원전공사 따냈다
탈원전 정책후 13년만의 결실
터빈·발전기등 전기설비 설치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꽉 막혔던 'K원전' 수출길이 다시 뚫리기 시작했다. 한국 민간기업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에 원전 건설공사를 따낸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수출대국을 목표로 내걸면서 이집트에 이어 폴란드·체코·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9일(현지시간) 엘다바 원전 2차 계통(Turbine Island) 건설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2차 계통은 터빈·발전기 등 전기 생산 설비, 1차 계통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비롯한 핵심 설비를 말한다. 탈원전 정책 이후 한국 민간기업이 원전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 금액은 11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로 올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한 금액으로는 최고액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외 원전 건설에 나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바라카 원전 건설 당시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공사를 맡았다.
원전 업계는 이번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원전 생태계 복원을 기대하고 있다. 2017년 5월 탈원전 정책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8월까지 원전업체 69곳(전체 중 14.7%)이 문을 닫을 정도로 위기를 겪어왔기 때문이다. 최대 원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도 탈원전발(發) 한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그동안 원자로 11기와 증기발생기 44기를 수출해왔지만,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는 동안에는 수출 사례가 없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9년까지 엘다바 원전에 터빈 건물, 수(水)처리, 냉방시설 등 82개에 달하는 구조물을 건설하고 터빈과 발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나머지 2차 계통 건설공사는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한수원은 내년 8월에 시작될 1호기 터빈 건물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 민간기업의 추가 참여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시공·기자재 공급을 맡은 한수원이 이집트 정부의 현지화율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바라카에서 설계(한국전력기술), 제작(두산에너빌리티), 시공(현대건설·삼성물산), 운영지원(한수원) 분야별로 한국 기업들이 사업 전반에 참여한 것과는 대비된다.
엘다바 사업은 카이로 북서쪽 300㎞에 있는 엘다바에 1200㎿ 규모 원전 4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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