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머스크 또 팔다니"… 테슬라 급락에 전기차株 '눈물'
머스크, 트위터 인수위해
5조원어치 주식 팔아치워
리비안·루시드까지 '불똥'
석달새 20% 넘게 떨어져
◆ 월가월부 ◆
지난해 쾌속 질주를 이어가던 미국 전기차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나스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데다 전기차 업체 경쟁 심화로 실적 전망까지 우울해졌기 때문이다.
서학개미의 최애주인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 외에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행보까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7.17% 하락한 177.59달러로 마감했다. 2020년 11월 23일(173.95달러) 이후 근 2년 만의 최저치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76.78달러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55.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변동률인 -5.75%보다 10배가량 낙폭이 컸던 셈이다.
이날 테슬라 주가 급락은 머스크가 테슬라 보유 지분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어치를 매각한 영향이 컸다. 이날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지난 8일 공시를 인용해 머스크가 4~8일 테슬라 지분 1950만주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작업에 나서며 자금 마련 등의 이유로 테슬라 주식을 팔아왔다. 지난 4월에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운 뒤 머스크가 "더 이상의 지분 매각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선언했으나 뒤집은 셈이다. 이로써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나선 이후 매각한 테슬라 주식은 총 190억달러(약 26조원)어치에 달한다.
머스크는 팔 생각이 없다고 말하지만 시장에선 신뢰하지 않고 있다. 에드 모야 오안다 수석분석가는 "현재 진행 중인 트위터 구조조정 작업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주식 매각이 끝난 게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트위터 리스크'도 테슬라 주가 하락 원인이 됐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4일 트위터 직원 7500여 명 중 절반에 달하는 3700여 명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해고에 직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고 유엔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4월 말부터 이달 10일 현재까지 테슬라 주가는 47%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하락폭(19%)의 2배가 넘는 수치다. 트위터 인수 후폭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위터 인수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지난달 27일 이후에도 테슬라 주가는 약 20% 하락했다.
본업인 전기차 사업에서 실적 둔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테슬라는 지난달 19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이 214억5000만달러(약 30조7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219억6000만달러를 하회하는 수치다. 다만 자동차 가격 인상 영향으로 순이익은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올 7~9월 순익은 33억달러(약 4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순익인 16억2000만달러 대비 100% 넘게 늘었다.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자 다른 전기차 업체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뉴욕증시에서 니콜라는 9.22%, 루시드는 16.96%, 리비안은 11.87% 급락했다. 최근 3개월간 낙폭만 보더라도 루시드가 38%, 리비안이 24%, 니콜라는 63%에 달한다.
이날 낙폭이 가장 큰 루시드는 전날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해 주가에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루시드가 발표한 3분기 매출액은 1억955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2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루시드 전기차인 '루시드에어'의 예약 건수도 전 분기 대비 약 3000대 감소한 3만4000대를 기록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포드를 뛰어넘기도 했던 전기트럭 업체 니콜라도 실적 악화 우려를 모았다. 니콜라는 지난 3일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누적 기준 올해 전기트럭 인도 대수가 111대라고 밝혔다. 당초 회사 측이 예측한 연간 인도 대수인 300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이날 실적 발표 후 킴 브래디 니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전기트럭 인도 실적은 기존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도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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