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씨 사고 발생 전, 안전검사자 "점검구 덮개 보완 지적" 진술

기사내용 요약
산업안전보건법·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항소심 4차 공판
"당시 안전 점검 기준에 저촉되는 점 없어 합격 판정 내려"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 전 안전검사 및 점검, 진단했던 업체 관계자가 점검구 덮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형철)는 10일 오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서부발전 김병숙 전 대표와 하도급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전 대표 등 14명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컨베이어 벨트의 안전 점검 등을 진행했던 업체 관계자 A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A씨는 “6명이 3개의 조로 나눠서 안전 점검 업무를 담당했다”라며 “당시 컨베이어 벨트에 대한 안전 검사를 진행한 결과 덮개 또는 울이 설치돼 있고 안전장치 접지 모두 적합하다고 판단해 합격 판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에 점검구가 열려 있거나 점검구의 덮개가 없지만 옆에 이상이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당기는 풀코드 스위치가 있으면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라며 “풀코드 스위치가 있어 합격 판정을 내렸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점검 후 규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차후에 안전을 위해 점검구 덮개를 보완해 달라는 취지로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단독으로 작업을 하다 협착될 경우 풀코드 스위치를 당길 수 없어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며 문제가 생겨서 신체를 점검구에 넣어야 할 경우 컨베이어 벨트 운전 정지 후 작업을 해야 한다”라며 “운전 중에 신체를 넣는 것은 원칙적으로 안 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했을 때 다른 검사를 하지 않고 육안 검사만 진행했다는 이유로 A씨의 업체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 신문을 마친 뒤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으며 다음 재판에서 이들에 대한 최종변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한국발전기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께 태안군 원북면에 있는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전날인 12월 10일 오후 10시 41분부터 오후 11시 사이 컨베이어벨트 등을 점검하고 낙탄 처리 작업 등을 하는 과정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말려들어 사고를 당했다.

1심 재판부는 “근로자가 점검 작업을 시행할 때 컨베이어벨트 운전을 정지시키지 않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이 인정된다”며 한국발전기술 백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또 서부발전 관계자 8명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원~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4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중 관계자 11명에게는 사회봉사 120~200시간도 함께 명령됐다.

다만 서부발전 김 전 대표에게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컨베이어벨트와 관련한 위험성이나 한국발전기술과의 위탁용역계약상 문제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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