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샘 "사옥 매각해 미래 투자 재원 확보"

이충희 기자 2022. 11. 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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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한샘 CEO 단독 인터뷰
상암·방배사옥 팔아 4000억 마련
프롭테크·건자재 기업 인수 추진
물류 효율화로 연 수백억 절감도
김진태 한샘 대표.
[서울경제]

국내 최대 인테리어·가구 업체인 한샘(009240)이 본사 사옥을 매각해 미래 투자 재원 마련에 나선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디지털 등 신사업 투자에 나서는 한편 구매·물류 효율화를 이뤄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한샘은 온라인 사업 강화와 함께 전국 대리점 수를 늘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사업 경쟁력을 키우면서도 대주주인 롯데와 협업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김진태 한샘 대표이사(CEO)는 지난 9일 서울경제 시그널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서울 상암과 방배 사옥을 포함해 보유 중인 부동산 매각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약 4000억원을 확보해 온라인에서 시너지를 낼 기업이나 건자재 기업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상암동 사옥은 매각 후 임차할 예정” 이라며 “두 곳에 분리된 임직원을 상암 사옥 한 곳으로 내년 4월까지 통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샘은 상암 사옥의 리모델링도 추진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공간을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가 알짜 부동산을 매각하겠다고 결심한 배경은 최근 실적 악화에 대처하려면 소극적인 ‘허리띠 졸라 매기’ 보다 대대적인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사옥을 매각해도 차입금 등을 갚기 보다 경영 활동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올 3분기 1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으며 매출도 전분기 보다 4.5% 하락한 4773억 원에 그쳤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이면서 가구 인테리어 업황이 직격탄을 맞은 때문이다. 여기에 한샘이 올해 상반기까지 자사주 취득에 총 1083억 원을 투입하면서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94억 원까지 줄었다.

김 대표는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보유량을 늘려 업황 악화에 대비하면서도 온라인 사업 강화와 원자재 조달 효율화를 이뤄 내년에 흑자를 이루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한샘의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해 롯데쇼핑(023530)과 손잡고 한샘을 인수했으나 이후 한샘 주가가 급락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 맥킨지를 거쳐 티몬 부사장을 지내다 의약품 유통기업인 지오영 총괄 사장을 역임한 김 대표를 올 초 영입해 한샘의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2월 한샘의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웹사이트 개편과 브랜드 리뉴얼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보통신(IT) 개발자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면서 “40명 정도인 개발 인력을 내년까지 100명 이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부문의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구상과 맞닿아 있는데 부동산 거래와 인테리어 사업을 통합할 수 있는 프롭테크 기업이 인수 대상에 올라 있는 이유다.

한샘은 국내 인테리어 플랫폼 업체인 ‘오늘의집’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온라인 사업의 강화에 시동을 건 상태다. ‘오늘의집’은 IMM PE의 관계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대주주로 있어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온라인을 통해 고객 유입 등 성과가 나오면 각 지역의 한샘 대리점과 연결해 매출 극대화를 이룬다는 것이 김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전국에 2만여개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면서 "일부를 한샘 대리점으로 끌어들여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샘은 실적 증대를 위해 롯데와 협업도 늘려나가고 있다. 우선 롯데케미칼(011170)에서 공급 받는 소재 비중을 확대하고 롯데건설 등이 짓는 아파트에 한샘 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에 매장도 새로 열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선 전자제품과 가구를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건자재 등 소재 기업 인수는 기존 소재 수급 과정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김 대표는 "자재 구매와 물류 분야 효율화를 이루면 연 2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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