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입맛 평생 가네" 장수과자 전성시대

최재원 2022. 11.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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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첫 출시 롯데 빼빼로
40년간 누적매출 1조8천억원
출시 50년 넘은 농심 새우깡
남녀노소 불문 최고의 인기
1960~70년대 베이비붐 세대
어릴적 입맛 사로잡은게 비결
빼빼로데이를 앞둔 10일 한 CU 편의점에 빼빼로가 진열돼 있다. 【사진 제공=BGF리테일】

1970년대 중반 태어난 이 모씨는 매일 저녁 텔레비전을 보면서 새우깡을 즐겨 먹는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이씨의 두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홈런볼과 빼빼로다. 공교롭게도 이 과자들은 모두 1970~1980년대 처음 출시된 장수과자다. 이씨는 "새로운 과자가 나오면 한두 번 사 먹어 보지만 다시 옛 과자를 찾게 된다"면서 "아이들도 과자에서만큼은 입맛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제과 업계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국내 과자 판매 상위 10개 가운데 7개는 출시된 지 40~50년이 지난 국산 장수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우깡(823억원), 홈런볼(602억원), 빼빼로(599억원), 포카칩(583억원), 초코파이(570억원), 꼬깔콘(564억원), 가나초콜릿(432억원) 등이 이 시기 출시돼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10위권 안에 든 나머지 과자는 수입 제품인 하리보 젤리와 프링글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1994년) 정도다. 국내 과자 시장은 장수과자들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1970년대 출시된 대표 장수과자는 새우깡(1971년), 초코파이(1974년), 맛동산(1975년), 가나초콜릿(1975년), 오징어땅콩(1976년), 빠다코코낫(1979년) 등이다. 특히 1971년 출시된 새우깡은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 장수과자 가운데서도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 한 봉지에는 5~7㎝ 크기의 생새우 4~5마리가 들어가는데 이것이 고소한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출시된 대표 장수과자로는 홈런볼(1981년), 꼬깔콘(1983년), 빼빼로(1983년), 칸초(1984년), 포카칩(1988년), C콘칩(1988년) 등이 있다. 국내에 프로야구가 도입된 1981년 탄생한 홈런볼은 비스킷류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과자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프로야구 출범을 계기로 야구공 모양에 착안해 홈런볼이란 브랜드가 만들어졌다"면서 "올해 말 누적 매출액 1조원 돌파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은 롯데제과 빼빼로는 국내 과자 시장 최대 매출을 기록 중인 공전의 히트작이다. 출시 첫해인 1983년부터 작년까지 누적 매출액이 1조8000억원에 이른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빼빼로데이 기간(11월 1~12일)에 팔리는 빼빼로 매출은 작년 기준 연간 전체 매출에서 무려 46.9%를 차지했다.

장수과자의 인기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인구통계학적 구조와 상관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평균 100만명이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6~1974년 출생) 등 총 18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어렸을 적 과자를 본격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1970년대와 1980년대였다. 이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어렸을 적 먹던 과자를 찾고 그들의 자녀 세대에게도 먹이고 있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래 입맛은 잘 변하지 않는다"면서 "1970~1980년대 출시된 과자 가운데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소비자 입맛을 한번 사로잡았고, 어릴 때 먹은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나이가 들어서까지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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