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걸고 합의금 9000만원 갈취' 50대 구속기소

자신에 대해 온라인 게시글 올린 누리꾼에 소송
소송제도 통해 피해자 인적 사항 알아내
수시로 연락하며 협박해 합의금 뜯어내

[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재판 내용을 온라인에 게시한 사람들에게 소송을 일삼아 합의금을 뜯어낸 50대가 구속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제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A씨(53)를 공갈 및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A씨는 방송 관련 종사자로 각종 시사프로그램에 소개된 인물이다.

A씨는 지난 2016년 2월에서 지난해 3월까지 자신의 과거 재판 관련 게시글을 개인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 올린 사람들에게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뒤 피해자 11명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9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불특정 다수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300여 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한 뒤 형사고소 후 수사 과정에서 합의 등을 이유로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민사소송상 주소보정명령제도를 통해 주소 등 인적사항을 알아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연락을 취해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중한 처벌을 받고 사회생활이나 일신상의 커다란 지장을 초래할 것처럼 행세하는 등 협박했다. 일시금으로 지급하지 못할 경우 합의금 지급을 약정하는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민사소송에 유리한 자료로 제출해 승소하기도 했다.

A씨는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연락하거나 직장에 찾아가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을 괴롭혔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형사사건의 혐의없음 처분이 나온 지 3년 만에 보관하던 지불각서를 이용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합의금 지급 능력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합의금 대신 피고인 집에서 식모살이를 할 것을 요구하거나 피고인의 소송관련 업무를 대신 처리하도록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8월 31일 수사를 담당하던 강서경찰서에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지난 1월 10일 A씨는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됐고 검찰은 관련자 조사 및 추가증거 확보 등을 통해 A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은 장기간 피해를 입으면서도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인식으로 피해 호소를 하지 못하다가 관련 내용이 언론 보도되어 공익변호활동을 하는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본건 고소에 이르렀다"며 "피고인의 소송이력을 감안하면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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