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는 금리인상"…美 물가지표 경계에도 잘 버틴 채권시장
미국 최종금리 5%대 올라도 한은은 추가인상 여력 부족
국고채 3년물 금리 4.0%대 하락 9월말 이후 최저치 수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도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내년까지 최대 5%대로 올릴 수 있단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3.75%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단기 지표 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53%포인트 하락하면서 4.033%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월 21일 3.8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년물, 5년물 금리는 0.055%포인트, 0.082%포인트 하락한 4.112%, 4.097%로 내렸다. 5년물 금리가 4.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이다.
장기 금리는 10bp 이상 하락하면서 하락폭이 더 컸다. 10년물 금리는 0.107%포인트 내린 4.079%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4.0%대로 하락한 것도 10월 4일 이후 처음이다. 2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0.114%포인트, 0.107%포인트 내렸다.
국고채 금리가 최근 지속 하락한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끝이 보인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종 금리 상단 전망이 4.75%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졌음에도 한은의 기준금리 상단치를 더 높이긴 어려울 수 있단 분석읻. 특히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내년 1%대 후반으로 잠재성장률(2.0%)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1분기까지 5%대를 유지하다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여 한은의 금리 상승 동력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최종금리 수준이 최대 3.75%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도 올해 기록한 연고점 수준(3년물 4.548%, 10년물 4.632%)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2023년 채권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채권금리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신용 불안이벤트가 없다면 3.87~4.35% 정도로 봤고, 신용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를 고려해도 3.69~4.35% 정도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신용 불안 이벤트 유무에 따라 3.80~4.42%, 3.71~4.42% 정도로 내다봤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2월 기준금리가 3.75%로 오른 뒤 동결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 최종금리를 1년 이상 유지했던 두 차례 시기를 참고할 때 내수 중에서도 소비가 위축되면 최종금리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웠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두 시기 모두 내수 기여도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 하는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최종 금리 상단이 더 오르기 어렵단 인식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도 국고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됐단 분석도 나온다. 최근 레고랜드,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등을 거치면서 금융시장 유동성 경색이 심각해지자 당국이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채권시장의 유동성 완화에 영향을 줬단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3일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지원조치를 내놨다. 국고채 발행 축소 계획과 한은의 6조원 규모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및 대출 적격담보증권 대상 확대 등을 발표하면서 채권시장으로 번졌던 유동성 경색 위험은 해소된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안정화 조치도 어느정도 국고채 시장 유동성 경색 국면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엔 도움이 된 듯 하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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