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용산 이전도 국정조사"…정쟁으로 뒤덮인 예산 국회(종합)
박홍근 "직간접 예산 내역 일체…1조원 혈세 낭비"
이태원 참사-대통령실 이전 연관성 "반드시 규명"
與 "정치 쟁점화"에 한숨…"이재명 방탄 현실"
[이데일리 이수빈 배진솔 기자] 여야 대치가 갈수록 극으로 치달으면서 정부의 내년 살림살이를 논의할 예산 국회의 시간이 정쟁으로 뒤덮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에 이어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국정조사 별도 추진을 공언하며 관련 자료 제출 없이는 내년도 예산 심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반발해 국민의힘에서도 국가 안보위기를 초래한 문재인 정권의 ‘대북 굴종 외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10일 국회 본청에서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5차 회의를 열고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이 전날 제출한 ‘10·29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며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와 동시에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 심사에 있어 전 부처, 전 기관에 대통령실 이전 관련 직접적·간접적·부수적 예산 내역 일체를 제출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며 “이게 제출되지 않으면 저희는 예산심사에 순순히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부 부처에 요구한 자료는 △올해 집행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과 세부 내역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사업 목록과 세부 내역 △대통령 임기 2027년까지 소요될 관련 사업 추계 자료 등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 국정 조사를 통해 관련 예산 삭감 의지를 내비쳤다. 진상규명단 단장인 한병도 의원은 “최소 1조 806억3600만원이라는 혈세가 대통령실 이전으로 낭비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기획재정부에서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자료를 잘 제출하지 않았는데 예산심의 과정에서 꼼꼼히 찾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대통령실 이전이 이번 이태원 참사와 연관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국정조사의 당위성을 부여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이전, 관저 이전, 서초동 사저의 이용이 모두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나오면서 벌어진 일인데, 이로 인해 우리 경찰 인력의 배치 문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있는 그대로 모든 자료를 내놓으라 했다”며 “이것이 용산 이태원 참사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규명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이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이 같은 국정조사 요구는 ‘이재명 비리 의혹 물타기’라는 입장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해야 할 시기에 예산안을 볼모로 삼아 정쟁화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본회 직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에서 정치 쟁점화를 해서 확대 재생산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민생국회와 예산국회 시점인데 왜 저렇게 과도하게 나오는지에 대한 생각과 의도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대장동 그 분(이재명 대표)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정치 이슈를 방탄에 모으고 있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에 참사의 배경으로 ‘대통령실 이전’과 ‘마약범죄 단속’때문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국정조사를 사실상 방향을 정해둔 채 정권 흔들기로 이용하려는 것이 뻔히 보이는 대목”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공세에 반발해 문 정부의 ‘대북 굴종 외교’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권 내내 북한 김정은과의 ‘위장 평화쇼’를 위해 판문점에서, 평양에서 무슨 작당 모의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전달한 USB 내용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배경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국정조사 대상 의혹으로 열거했다.
정치권에선 ‘이태원 참사’가 여러 이슈와 얽히면서 정쟁화되면서 여야 대치 상황이 계속될 경우 법정 기한인 12월 2일 내 본회의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초유의 ‘준예산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 기조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야심차게 치밀하게 계획 세운 예산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도 정쟁적으로 발목잡지 말고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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